"가슴 수술하고 다시 태어나"…이제는 당당해진 성형 고백

유튜버 유깻잎 /사진=유튜브 캡처
공식석상에서 연예인들의 외모 변화는 늘 화젯거리가 되곤 한다. '어딘가 달라진 모습'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살이 빠졌다", "화장법이 달라졌다" 등의 말이 단골 멘트로 나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오히려 먼저 나서서 성형을 고백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형 사실을 고백한 가수 은가은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가수 은가은은 최근 TV조선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에서 "눈 빼고 다 제 거 아니다. 코랑 턱도 다 돌려 깎았다"고 말해 다른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과거 영상 보시면 다 아실 것"이라며 당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우리 이혼했어요'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유튜버 유깻잎도 성형 셀프 고백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성형 가슴&얼굴 지방이식 후기'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가장 작은 A 사이즈였는데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하고 난 후 가슴에 잡혔던 몽우리가 없어지고 가슴이 처지더라. 안 그래도 작았는데 그게 처지니까 너무 보기 싫었다"고 밝혔다.

가수 제시 역시 지난해 방송을 통해 가슴 성형을 고백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나도 실리콘이 있다"며 "의사 선생이 누가 엄청 세게 팍 쳐도 보형물이 터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또 다른 방송에서 제시는 "사람들이 요새 내게 '입술이 너무 크다', '왜 성형해서 못 생겨졌냐'라는 말을 하는데 이건 내 얼굴이고 내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개그맨 출신 뷰티 유튜버 김기수도 지난 6월 말 "코에 있는 필러를 제거하고 코와 턱 수술(안면윤곽)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술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라바'나 '말 대가리' 닮았다고 해서 하게 됐다. 버킷리스트였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최근까지도 후기를 공유하고 있는 김기수는 "성형을 부추길 의도는 전혀 없다. 수술을 결심한 분들이 참고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갤럽이 지난해 2월 7일부터 20일까지 전국(제주 제외)만 19세 이상 1500명에게 우리 인생에서 외모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중요하다'는 응답이 89%를 차지했고, '전혀 혹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답변은 11%에 그쳤다. 성인 10명 중 9명이 인생에서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취업이나 결혼을 위한 성형수술에 관해서는 절반이 넘는 67%가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답변은 28%였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고, 마스크 착용 등이 일상화하면서 현재를 성형수술 적기라 판단, 관심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연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업종 가운데 성형외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성형수술 등 미용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앱 강남언니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지난해 성형수술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9.2%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언니의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무려 300만 명을 돌파했다. 온라인 상에서의 성형 관련 언급도 늘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성형 관련 소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상황에 걸맞게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는 눈(2.7%)과 이마(13.6%) 성형 언급량이 늘었고, 헬스장 이용 제한 등으로 인한 지방흡입(9.8%) 성형 언급량도 증가했다.

하지만 높아진 관심만큼 피해도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성형외과 관련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90건 이상으로 전년(74건) 보다 증가했다.

이에 소비자원은 ▲미용·성형 의료서비스 관련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치료경험담, 할인광고, 당일 결제시 추가 할인, 서비스 이벤트 등에 현혹돼 충동적으로 계약하지 말 것 ▲담당의사가 해당 진료과 전문의인지 확인할 것 ▲계약 시 환급규정 내용을 꼼꼼히 확인할 것 ▲부작용 및 합병증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수술·시술을 신중히 결정할 것 등을 당부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