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는 정태영·판매는 정용진"…야심찬 '이 라면'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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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유통업계 협업…공동 개발 식품 '우수수'
'정태영 레시피' 이마트·현대카드, '정'든 된장라면 출시
'이색 마케팅' 보험사도 집중…'MZ세대' 고객 확보 목적
"레시피는 정태영이, 판매는 정용진이"…이색 마케팅 뜬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30일 이마트와 공동 개발한 '정'든 된장라면 밀키트를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정'든 된장라면은 쇠고기를 넣은 된장 페이스트를 바탕으로 배추, 표고버섯, 대파와 반숙란이 조화를 이뤄 깊고 개운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한국식 된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스타일의 라면이 시장에 등장한 셈이다.정태영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레시피를 공개했던 이 된장라면의 이름에는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제품을 맛보면 '정이 생긴다'는 사전적 의미에 정용진 부회장과 정태영 부회장의 성씨 '정'을 강조한 것. 두 사람의 두터운 친분은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 지난 2월에는 같은 날 동일한 장소에서 중식 요리를 만드는 사진을 각자의 SNS에 올리면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페트병 라벨을 제거해 분리 배출하자는 '착한 습관 캠페인'을 제품에 적용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수 페트병 라벨 뒤쪽에 경품 추첨 이벤트 접속 QR코드를 남겨,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친환경 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을 꾀했다. 삼성생명은 제품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환아 의료비 지원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가 유통업계와 손잡고 이색 마케팅에 나서는 데에는 MZ세대 고객 확보 목적이 크다.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를 버리고 젊은층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나름의 전략을 세운 것이다.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드러내는 대표적 단어가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이니 만큼, 화제성을 높이는 데에도 제격이다. 금융사가 타 업종과의 협업으로 이색 마케팅에 나서는 양상이 추후 더 뚜렷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MZ세대가 미래 잠재 고객에서 전체 소비 시장을 이끄는 주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 심화가 예상돼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과 협업으로 내놓는 상품의 경우 젊은 층의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명칭과 모양 등에서 기존 제품과 차이가 있다 보니 SNS에서 회자되는 경우도 잦다"며 "카드업, 보험업에서도 MZ세대가 실질적인 주 고객층으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독특한 마케팅 전략은 더욱 만연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