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50억에 분노 들끓는 대학가…"청년들 죽어가"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사진=뉴스1]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과 그의 아들을 향한 분노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청년단체들은 서울 내 대학 캠퍼스에 곽 의원의 아들이 누린 불공정 특혜 의혹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대자보를 부착하는 등 곽 의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2일 청년단체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청년행동)에 따르면 이 단체 관계자들은 최근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홍익대학교 등 4개 대학 캠퍼스에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곽 의원의 불공정 특혜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부착했다.이화여대 인문대 소속 학생은 자신이 부착한 '표 필요할 때만 대학생을 찾는 내로남불 곽상도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지난해 전국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할 때 의원님을 직접 뵌 학생"이라며 "의원님이 당시 등록금 반환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시면서 등록금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저와 제 친구들은 여전히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학생은 "당시 본인은 한 치의 비리도 없는 것처럼 저격수로 나섰던 의원님의 아들이 '아빠의 힘'으로 50억원을 받아갔다는 사실이 가장 실망스러웠다"며 "아들이 쓴 해명에는 억울함이 가득했지만 정작 미래가 보이지 않아 열심히 살아온 것이 맞는지 하루하루 의심을 해야 하는 저와 제 가족, 친구들의 삶이 더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국민을 대표해야 할 국회의원이 명백한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사퇴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퇴직금 50억원이 합당하다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 곽 의원은 지금 당장 사퇴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정치권에 실망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연세대 캠퍼스에는 '당신이 50억 게임을 즐기는 동안 청년들은 죽어가고 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 대자보에는"곽 의원의 아들이 자신은 '오징어게임의 말'에 불과했다는 발언을 했는데 누군가 50억원을 챙겨가는 동안 청년들은 첫 출근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경제난에 시달려 고독사를 당했다"며 "청년실업률 증가 등의 이유로 청년들은 타인과의 교류나 취미생활 없이 취업을 준비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생을 마감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매년 증가하는 청년들의 죽음은 지옥같은 고독한 생활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마지막 몸부림이었을 것"이라며 "곽 의원은 오징어게임처럼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생명을 다하는 청년들의 죽음 앞에 깊게 사죄해야 한다. 지독한 오징어게임을 끝내기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마지막 책임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밖에 건국대 및 홍대 학생도 대학 캠퍼스에 붙인 대자보를 통해 "곽 의원의 아들이 받은 50억원은 누군가에게는 '공정'일지 모르지만 평범한 청년들의 눈에는 '뇌물'이고 '특혜'다", "50억원을 퇴직금으로 받는 '게임의 말'이 어디에 있느냐"며 곽 의원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청년행동 측은 대자보가 붙은 4개 대학을 시작으로 곽 의원이 석사를 마친 성균관대 등 더 많은 대학 캠퍼스에 곽 부자의 불공정 특혜를 규탄하는 대자보를 부착할 예정이다.
청년단체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청년행동)'에 따르면 이 단체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홍익대학교 등 4개 대학 캠퍼스에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곽 의원의 불공정 특혜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부착했다. [사진=청년행동 제공]
곽 의원은 오늘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들의 퇴직급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한다. 특히 곽 의원이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아들 퇴직금 논란 직후 탈당한 곽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두고 당내에서는 지도부 간 충돌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곽 의원의 아들은 퇴직금과 관련해 "회사가 먼저 거액의 성과급을 제안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아들 곽씨는 전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몸이 많이 안 좋아서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히니 (회사가) 성과급 관련된 부분을 다시 변경할 게 있다고 했다"라며 "저는 (먼저)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퇴직금 명목의 50억 거금이 사실상 곽 의원에 대한 뇌물이 아니냐는 지적에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저 진짜 들어가서 말씀드린 대로 그 급여만 받았다. 그 급여 받고 직장생활을 했다"라며 50억 이외의 추가 금액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