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소리 들려"…'SNL' 주기자, '50억 퇴직금' 곽상도子 풍자

화천대유 50억 퇴직금 논란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을 언급한 쿠팡플레이 'SNL' 주현영 인턴기자 캐릭터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주현영 인턴기자' 캐릭터가 이번에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논란을 빚은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을 풍자하고 나섰다.

지난 2일 '위클리 업데이트' 코너에서 앵커 역의 안영미는 대장동 논란 곽상도 의원과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아들에 대해 주현영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주 기자는 "젊은 패기로 신속 정확한 팩트를 전달한다. 인턴기자 주현영이다. 말씀하신 것처럼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과거 화천대유에서 5년 9개월 일하고 무려 50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안영미는 근속 기간이 6년이 채 되지 않는 곽 의원의 아들이 어떻게 거액의 퇴직금을 받았느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주 기자는 "그러게나 말이다. 지난 27일 경찰 조사에서 출석한 화천대유 대주주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개인 프라이버시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 산재를 입었고 중재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안영미는 "이번 퇴직금 사태는 2030 세대가 더 속상할 것 같은 뉴스"라며 "어떤 중재해길래 액수가 많나"라고 물었다.

주 기자는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명과 어지러움증 때문이라고 한다"며 "앵커님 질문 하나를 드려도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안영미가 "지금 시간이 없어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단칼에 선을 긋자, 주 기자는 "혹시 이명에 대해 알고 계신가.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지 않나", "이명이 어떤 원리에 대해 작용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라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자신이 준비한 멘트를 하기 위해 안영미의 반응을 유도했다. 안영미가 "곽 의원 아들은 이명과 어지럼증 증상이 얼마나 심하길래 큰 액수를 받을 수 있었느냐"고 논점을 정확히 지적하자 주 기자는 "그게, 잠깐만요"라며 "지금 약간 '삐' 소리가 들린다. 죄송하다. 지금 저 안 들린다"며 귀를 막았다.

그제야 안영미가 "이명이 뭐냐"고 묻자, 미소를 지은 주 기자는 "이명이란 외부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귓속이나 머리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세를 말한다"며 "감사하다"고 만족스럽게 리포팅을 마쳤다.

안영미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명은 정말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고 코너를 끝냈다. 주 기자는 안영미 앵커 앞에서 베테랑처럼 보이려고 애쓰지만 떨리는 목소리, 당황했을 때 어색한 시선처리를 보이고, 취재력 미흡이 드러나면 울먹이기도 한다. 요즘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 하이퍼 리얼리즘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정부의 방역 대책과 이재명 경기지사 고발사주, 이번 회에선 곽 의원 아들 퇴직금 논란 등 정치 풍자 요소를 위트있게 소화하는 점도 호평을 받는다.

한편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는 2015년 6월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해 3월까지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곽 의원은 아들 월급이 '겨우 250만 원'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검찰은 이날 병채 씨의 자택을 압수 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가져가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로 나가지 못하게 출국금지 조치도 이뤄진 상태다.

검찰 수사는 병채 씨가 받은 거액의 퇴직금 성격,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 곽 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미치거나 도움 준 게 있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병채 씨와 화천대유 측은 퇴직금에 성과급, 업무상 산재인 이명 증세에 따른 위로금이 합쳐진 금액이라고 밝혔지만, 어떤 건강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지, 그에 따른 위로금이 적정하게 산정됐는지 등을 따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근로복지공단에 병채 씨가 산재를 신청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