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걸 교수 “Fed 예상보다 물가 더 뛸 것…나스닥 급락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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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강세론자'인 와튼스쿨 교수 강조증시 강세론자로 꼽혀온 제러미 시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교수가 “미 물가상승이 중앙은행(Fed)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증시 급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Fed에 더 세게 긴축 압박…금리 인상"
성장보다 가치주..금·코인·부동산 좋아
시걸 교수는 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Fed 예상보다 더 뛰면서 머지 않아 심각한 문제로 부상할 수 있다”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절차를 가속화하라는 압력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은 테이퍼링 가속화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Fed는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다음달부터 내년 중순까지 테이퍼링을 시행할 것이란 점을 강력 시사했다.
시걸 교수는 올해 초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다우지수가 연내 35,000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다우지수는 지난 8월까지 14% 상승하면서 시걸 교수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 사상 최고치는 8월 16일의 35,631.19였다.
시걸 교수는 “Fed가 그동안 유동성을 제공해왔는데 곧 사라질 것이란 불안이 증시를 압박해왔다”며 “유동성 소진 속도가 빨라질수록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진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런 여러 상황이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시걸 교수는 성장주, 특히 기술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에서 불과 5%만 하락한 상태”라며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시걸 교수는 “시중 금리 상승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기업이 유망하다”며 “이런 기업 입장에선 배당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 국채는 향후 6개월간 상당히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 역시 금리 인상 시점에 좋은 투자 상품이란 게 시걸 교수의 얘기다. 인플레이션 회피(헤징)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1970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물가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금과 예장품, 귀금속 등을 사모았다”며 “디지털 경제 시대엔 상대적으로 비트코인에 더 의지하는 분위기”라고 했다.시걸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거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모기지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입히기 위해선 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뛰어야 한다”며 “부동산과 부동산 리츠 상품은 여전히 좋은 자산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