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흘째 대만에 무력 시위…군용기 16대 방공식별구역 진입

전날 39대 최대 규모…사흘간 모두 93대 진입
중국 군용기가 사흘 연속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대만 공군기가 긴급대응에 나서는 등 양측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젠(殲·J)-16 전투기 8대, 수호이(蘇·SU)-30 전투기 4대, 쿵징(KJ)-500 조기경보기 2대, 윈(運·Y)-8 대잠초계기 2대 등 중국의 군용기 16대가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대만 공군은 중국 전투기가 대만해협 중간선 남쪽 이남의 공역에서 대만 서남부 ADIZ로 진입했다며 당시 초계 비행 중이던 전투기의 경고 방송과 대응 기동 및 방공 미사일 부대의 레이더 추적 등으로 물리쳤다고 설명했다.

자유시보는 지난 1일 이후 중국 군용기 93대가 대만 ADIZ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대만 공군은 전날 페이스북에 중국 군용기의 빈번한 ADIZ 진입이 역내 평화를 파괴하는 행동으로 대만인의 반감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긴장과 대립을 증가시킬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군은 절대 타협하지 않고 불철주야 우리의 자리를 지키고 엄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적기(敵機)가 절대 한 발짝도 넘어서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 수샤오황(舒孝煌) 연구원은 최근 다수의 중국 군용기의 대만 ADIZ 진입이 정치적 의미 외에 군사 훈련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제13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서 선보인 신형 전자전기 젠(殲·J)-16D가 대만 방공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위해 향후 ADIZ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대만군은 중국군의 전자전 강화에 대한 대응과 방공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쑤쯔윈(蘇紫雲) INDSR 연구원은 최근 대만 ADIZ에 진입하는 군용기의 주력이 최대 항속거리가 4천㎞, 최대 무기 적재량 12t에 달하는 젠-16 전투기라는 것은 장착한 중국산 터보팬 엔진이 이전보다 개선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만 국가정책연구기금회의 제중(揭仲) 연구원은 젠-16 전투기가 공중 급유기의 지원 없이 대만 동남쪽 공역까지 진입한다면 당시 체공 시간 및 무장 능력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젠-16은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젠-20에 버금가는 전력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4.5세대 전투기로 미국의 F-15E 전투기와 기본 성능이 비슷하며 공중급유 능력이 있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만 외교부는 전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중국의 도발적 군사 활동에 대한 우려, 대만에 대한 압박과 강압 중단 촉구 및 대만에 대한 약속을 재천명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도전에 대해 대만 정부는 자위 능력 향상과 결연한 의지로 대만의 자유와 민주, 평화, 번영을 보호해 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속적으로 미국과 이념이 비슷한 국가와의 협력 강화와 함께 규칙을 기초로 하는 국제 질서를 수호하여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및 번영을 촉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