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만들고 생산기지 구축…가스공사, 수소중심 기업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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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유통 전담기관으로 선정창립 38주년을 맞은 한국가스공사가 수소 중심 기업으로의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40년 가까이 천연가스 공급의 산파 역할을 해왔던 가스공사가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평가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의 공급자 역할에서 벗어나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기업·개인 간 거래(B2C) 기업으로의 전환도 준비 중이다. 프로농구단을 창단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소비자에게 직접 에너지 판매
농구단 인수 등 B2C 전환 준비
수소 전환에 속도
가스공사는 수소 기반 기업으로 변신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미래 에너지원인 수소 분야에서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7월 수소 유통전담기관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수소거래 플랫폼을 구축해 수소 가격을 안정화하고, 장기적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수소 수요 증가에 대비해 수소 생산기지 구축, 충전소 보급, 그린수소 기술력 확보 등 수소경제 전 분야 밸류체인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수소 생산기지 구축은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해 속도를 내고 있는 분야다. 가스공사는 2023년 수소 생산을 목표로 경남 창원과 광주에 거점형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2030년까지 대도시 공급을 위한 거점형 수소 생산기지와 융복합 충전소를 추가로 세울 방침이다.
수소경제를 앞당길 핵심 인프라인 수소충전소 확대도 주도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한국도로공사와 협업해 수소와 LNG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세계 최초 복합 충전소를 전국 고속도로 화물차 거점 휴게소 세 곳에 설치하고 있다. 창원과 통영에서는 2023년까지 LNG 기반 융복합 충전소를 구축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과제도 추진하고 있다.가스공사는 천연가스에서 수소 중심으로의 대전환을 준비하면서 수익성 다변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박에 친환경 연료인 LNG를 공급하는 LNG 벙커링 사업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최초로 LNG 벙커링 겸용 선박인 에스엠 제주 LNG 2호를 확보했고, 2023년까지 벙커링 전용선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LNG 벙커링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선박용 LNG 136만t을 판매하고, 매출 약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2C 기업 전환도 추진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인프라 중심 회사에서 수소 에너지 핵심 기술 중심 회사로 탈바꿈해 미래에도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의 중심에 서 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수소 생산·유통·판매의 밸류체인 완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에너지를 판매할 계획이다. 기존 기업 간 거래(B2B) 방식에서 벗어나 B2C 기업으로 전환하는 큰 변화다. 농구단을 인수한 것도 소비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지난달 27일 가스공사는 대구를 연고로 한 프로농구단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를 공식 창단했다. 창단식에는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과 임원진을 비롯해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 김희옥 KBL 총재, 페가수스 선수단 등이 참석했다.가스공사는 구단 창단 목적과 비전이 담긴 오프닝 영상을 공개하고, 농구단 엠블럼·마스코트·신규 유니폼 등을 선보였다. 채 사장은 이날 구단기를 선수단에 전달하고, 지역 농구 활성화 및 인재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 계성고 등 대구·경북지역 초·중·고교 농구부에 3000만원 상당의 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단에는 하나은행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이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 선수들은 앞면과 뒷면에 각각 하나은행 로고와 엑슨모빌의 엔진오일 브랜드 모빌 슈퍼 로고가 새겨진 새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게 된다.
채 사장은 “프로농구단 창단을 계기로 대구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이웃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페가수스 농구단이 최고 구단으로 성장하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