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탄소 재활용' 포집기술 개발…해상풍력 발전으로 친환경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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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한국전력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탄소중립 관련 대응책을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했다.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하나인 풍력발전 역시 국내에선 한전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이 탈(脫)탄소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가운데 한전이 국내 에너지업계의 탄소 감축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최대 풍력단지 전북서 운영
ESG 컨트롤타워 신설 조직개편
CCS, CCU 기술 개발 매진
한전은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00년 초반부터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을 개발해왔다. CCS는 화력 발전, 제철, 시멘트 산업 등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하기 전에 분리해 따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CCS 기술 종류로는 습식, 건식, 분리막 등이 있다. 한전은 2013년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에 국내 최대 규모(10㎿)의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실증 플랜트를 설치해 중부발전과 공동 운영하고 있다.보령화력본부에 설치된 이산화탄소 포집 실증 플랜트는 연간 약 7만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독자 개발한 이산화탄소 습식흡수제와 에너지 저소비형 공정을 적용해 90%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서도 에너지 소비량은 4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실증 플랜트는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만 시간 동안 연속 가동되며 장기 운전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6월 한전의 ‘저에너지소비형 고성능 습식 이산화탄소 흡수제(KoSol)’와 ‘한전 연소 후 습식아민 이산화탄소 포집공정(KoSol Process)’이 국내 CCS 분야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첨단기술에 선정됐다.한전은 또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해 사용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도 개발 중이다. 다양한 CCU 기술 가운데 전력·에너지산업의 적합성과 상용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광물탄산화를 통한 중탄산소다 생산 기술과 생물학적 전환을 통한 메탄화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산화탄소 메탄화 기술은 전력망의 수용성 한계로 인해 발생된 미활용 재생전력으로 만든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메탄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생산된 메탄가스는 발전연료, 수송연료, 도시가스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기존 대비 메탄화 효율이 70% 이상 높은 신종 메탄화 미생물 2종을 한양대와 공동으로 개발해 확보했다. 이를 적용해 2019년 국내 최초로 5㎾급 메탄화 테스트베드를 100% 국내 개발 기술로 구축했다.
탄소중립 위해 조직 개편 단행
한전은 지난 7월 15일 전력혁신본부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한전 내에 분산돼 있던 탄소 감축 기술 개발, 재생 및 분산전원 확산을 위한 계통운영 전략수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 등 관련 기능과 역할을 통합하기 위해서다. 전력혁신본부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전력혁신본부는 산하 기구로 탄소중립전략처와 지속성장전략처를 두고 있다. 탄소중립전략처는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과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발전자회사 등 전력그룹사 사이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협업체계 강화 역할을 맡는다. 지속성장전략처는 전기소비자의 편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전력공급 방식과 고객서비스 등 각종 제도와 절차를 혁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ESG 경영 고도화를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도 총괄한다.한전은 국내 해상풍력 발전을 주도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규모(60㎿)의 해상풍력 단지인 전북 서남권 실증단지를 운영 중이다. 또 한전은 해상풍력 발전기를 10일 만에 바다에 설치할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안전한 항구에서 발전기 하부 기초와 상부 터빈을 모두 조립한 후 발전기 전체 구조물을 바다로 이송해 설치하는 기술로, 10일 만에 해상 설치가 가능한 기술이다. 기존 해상풍력 설치방법은 복잡한 공정으로 인해 해상 공사 기간이 최대 90일이 소요돼 사업 지연 가능성이 높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