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도 ESG가 '성공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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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스타트업 쉘코퍼레이션은 지난달까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친환경 원단 등산복을 출시해 총 3300만원을 모금했다. 폐어망과 섬유 폐기물을 재활용한 원사로 제작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28%, 석유 자원 사용량은 27% 절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초엔 아시컴퍼니가 다회용 빨대와 텀블러 세트 제품을 선보여 약 5억원 펀딩에 성공했다. 4주 크라우드펀딩 기간 동안 투자자 1만명이 모였다.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 보호, 재활용, 업사이클링, 유기농 등 키워드가 붙은 아이디어 제품에 투자자들이 모이고 있다. 국내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와디즈 내 친환경 펀딩 모집 금액은 31억2000만원이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7년간 친환경 펀딩 누적액(약 32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2018년 한 해간 금액(5억원)과 비교하면 6.3배가 늘었다. 요즘은 기성 기업들도 친환경 제품을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선보인다. 신상품 출시에 앞서 입소문을 모을 수 있어서다. 오비맥주는 올초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크라우드펀딩으로 제작했다. 맥주를 만들고 남은 보리 부산물인 맥주박을 주원료로 한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이다. 두 차례 펀딩에서 목표 금액의 2000% 이상을 달성했다. 오비맥주는 수익금 일부로 마련한 문구용품과 리너지바를 서울 강남복지재단을 통해 취약 계층 아동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만의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 인디고고 등에서도 친환경 아이디어 제품에 투자가 몰리는 분위기다. 영국 기업 브리브는 100% 재생에너지로 구동하고, 숯과 이끼 등이 필터 역할을 하는 친환경 공기필터를 선보여 약 90만파운드(약 14억4000만원) 규모 투자금을 끌었다. 공기 필터는 통상 6~8개월에 한번씩 교체해야 하는데, 대부분이 재활용할 수 없는 소재라 매년 헤파필터 6000t 가량이 그대로 매립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캐나다 기업 펠라는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바꿔주는 기기로 1만9000여 투자자로부터 517만파운드(약 83억원)을 유치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