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냉장고서 '1억 돈다발' 나오자…"내 돈" 10명 달려들었다

실제 주인은 세상 떠나…보험금 보관한 듯
중고 김치냉장고 바닥에 붙어있던 1억1000만원. [사진=제주서부경찰서 제공]
최근 한 제주도민이 구매한 중고 김치 냉장고에서 1억원이 넘는 돈다발이 발견되자 10여 명의 사람이 "내 돈 같다"며 신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강권욱 제주 서부경찰서 수사관은 지난달 28일 중고 김치 냉장고 바닥에서 발견된 현금의 주인을 찾게 된 경로를 밝혔다.강 수사관은 해당 냉장고가 서울에서 1년가량 돌아다니다가 제주로 옮겨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근에 있는 폐쇄회로(CC)TV를 모두 다 뒤졌는데도 단서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 조금 힘든 상황이 왔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강 수사관은 돈의 주인을 알게 된 결정적 계기가 현금이 담겨 있는 봉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금이 들어 있던 봉투가 병원봉투였다"며 "그 병원봉투와 함께 약 봉투도 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억1000만원이 붙어있던 중고 김치냉장고의 외부 밑바닥. [사진=제주서부경찰서 제공]
이어 "(병원)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이 돼서 (봉투에) 적힌 병원을 통해 메모에 기재된 일자에 퇴원한 환자들 명단을 확보하게 됐다"며 "약국에 방문한 환자 중 그 일자에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를 추적하면서 범위를 좁혀 나갔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돈 주인은) 서울에 혼자 거주하던 60대 여성분으로, 보험금 수령한 돈과 재산 일부를 처분한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냉장고 밑에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은 고인이 되신 것으로 확인이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 수사관은 언론 등을 통해 중고 냉장고에서 돈다발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 것으로 보인다'는 신고도 10여 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돈은 유족에게 전해졌으며 최초 신고자는 유실물법에 따라 5~20%(550만~2200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