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가계대출 '지점당 月평균 10억'

월별·지점별 대출 한도 관리
"대출 전면 중단 막기 위한 것"
우리은행이 이달부터 영업점별로 신규 가계대출 취급 한도를 평균 10억원씩 배정하는 등 총량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남은 대출 한도 2조5000억원을 한꺼번에 소진하지 않고 월별·지점별로 관리함으로써 ‘전면 대출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가계대출을 강하게 죄면서 ‘대출 보릿고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700여 개 영업점에서 이달 신규 취급하는 가계대출 한도를 월 7000억~8000억원 선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지점당 10억원 안팎, 일부 지점은 5억원을 배정받은 곳도 있다. 통상 한 달 대출 실행액이 100억원대이던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10억원 이하로 배정된 탓에 첫날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한도가 동이 난 지점이 속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분기별·상품별로 대출 한도를 관리하던 데서 이달부터 월별·지점별로 관리하기로 했다”며 “다른 은행처럼 대출 중단 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농협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을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7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아직 가계대출 증가율이 4% 수준으로 당국 목표치(6%)에 비해 여유가 있는 우리은행마저 대출을 죄면서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심화돼 은행권의 대출 중단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진우/빈난새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