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뒤흔드는 '대주주 반대매매' 공포…물량 쏟아지나

멜파스·비케이탑스 등 하한가 직행…반대매매 때문?
최대주주 대규모 지분 담보…재무구조 악화 방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식시장에서 반대매매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담보 지분이 잇따라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최대주주들이 증권사나 제2금융 등을 통해 주식을 담보로 빌린 자금을 기한 내에 갚지 못하거나 주가가 담보비율 아래로 하락할 경우 담보로 맡긴 주식이 시장에 쏟아지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멜파스는 지난 24일 기존 최대주주인 밀탑이 장내 지분을 매도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멜파스의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다. 멜파스는 새 주인을 맞은 지 한 달도 안 돼 최대주주가 반대매매로 경영권을 상실했다. 지난 8월20일 밀탑은 멜파스의 전 최대주주인 연창전자과기주식회사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인수대금은 61억원으로, 12억원은 계약금으로 선납입했으며 잔금 49억원은 케이린파트너스로부터 주식담보를 통해 차입해 지난달 2일 지급 완료했다.

문제는 인수한 지 보름 만에 주가가 15% 가까이 떨어지자 발생했다. 담보권자인 케이린파트너스가 지난달 15일 담보주식 235만4199주 가운데 12만6960주에 대해 반대매매를 행사했다. 이 영향에 당일 주가는 하한가로 마감했다.

케이린파트너스는 이튿날에도 162만7159주에 대해 또다시 반대매매를 행사해 이틀에 걸쳐 총 175만4199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멜파스의 주가는 이틀 만에 50% 가까이 폭락했고 밀탑이 보유한 멜파스 지분율은 6.51%에서 1.65%로 쪼그라들게 됐다.지난 7월 장중 1만원을 넘어섰던 비케이탑스도 연일 폭락세를 이어가면서 4000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주가가 42% 넘게 급락했다. 비케이탑스는 최근 대표이사 변경 공시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비케이탑스는 윤영호 전무가 정상적인 이사회 소집 없이 일방적으로 상법규정을 벗어난 불법 이사회 의결로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냈다며 윤 전무를 지난달 28일부로 해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 측은 대표이사 인감을 위조해 이사회 의결을 꾸민 윤 전무에 대해 사문서 위조 및 회사업무 방해로 고소,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최대주주의 주식이 반대매매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케이탑스의 최대주주는 와이퀸텟(지분율 20.76%)로, 비케이탑스 대표인 정상용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비케이탑스가 하한가를 맞은 지난달 29일 기타법인에서 9억원 넘게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다 쓴 최대주주들이 반대매매를 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대주주의 반대매매는 주가에 치명적이다. 최대주주가 경영권 상실의 위험을 무릅쓰고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는 것 자체가 회사의 재무구조가 이미 악화됐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파산 위기에 몰렸던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사태에 이어 미국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며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개별 종목의 주가가 크게 떨어질 경우 대주주의 반대매매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