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ESG경영으로 수익·신뢰 강화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한국투자증권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금융회사 경영에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적극적인 ESG 경영을 통해 수익성 강화는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도도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58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작년 상반기보다 260.3% 늘어난 규모다. 부실 사모펀드 전액 보상 결정에 따른 충당금 약 600억원이 일회성 손실로 반영됐음에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견조한 성과를 나타냈다.한국투자증권이 탄탄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근본적 배경엔 고객중심 경영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월 부실 사모펀드에 대해 100% 원금 보상을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보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내린 선제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성장 동력이 고객과 시장의 신뢰에서 비롯되며 고객중심경영이 곧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융회사의 ESG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사모펀드 보상 결정을 계기로 기업 문화도 바꿔가고 있다. 전 임직원이 ‘고객에 대한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을 실천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후속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상품선정위원회의 기능과 책임을 강화하고 투자상품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했으며, 상품 판매 관련 직원 교육과 감사의 확대, 관련 평가보상 시스템 개편 등을 통해 영업관행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와 환경에 대한 책임도 강화하고 있다. 환경 부문에서는 작년 8월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석탄 관련 투자 중단을 선언하면서 금융권의 탈(脫)석탄 흐름을 이끌었다. 그리고 올해 4월부터는 환경부로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조성자로 선정돼 탄소배출권 관련 신설 부서인 ‘카본솔루션부’를 통해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위한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작년 9월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풍력발전단지 4곳의 지분 49.9%를 인수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어 올해 8월 20일에는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와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및 수소전문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서 H2KOREA 회원사의 수소산업 확대를 위해 금융 주선과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세상의 가치 기준이 바뀌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은 오로지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고, 실행하면서 대한민국 자본시장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