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0년 전 이낙연·이재명 저격?…'내가 출마했다면' 트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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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지사에 출마했다고 하자. 그런데 조직특보인 핵심측근이 나 몰래 돈을 모아 사무실을 마련하고 사람을 동원하여 선거운동을 하고, 들키니까 도주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나는 조직관리에 무능한 것일까, 아니면 거짓말하는 것일까?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된 가운데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조직 내 비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취지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과거 트윗이 재조명되고 있다.조 전 장관은 지난 2011년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도지사에 출마했는데 조직특보인 핵심측근이 나 몰래 불법행위를 하고 들키자 도주했다면 나는 조직관리에 무능한 것일까, 아니면 거짓말하는 것일까"라고 적었다.
핵심 측근의 행위에 대해 윗사람이 모른다는 건 거짓말 아니면 무능한 탓이라고 일갈한 것이다. 총책임자에게도 엄격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만대장경 이재명도 저격'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조 전 장관의 트윗과 함께 "2011년부터 10년 5개월 후를 내다보고 있었다", "윤석열 다른 건 몰라도 조국 탈탈 털어버린 건 높게 산다", " 이것이야말로 '아카식 레코드(Akashic records)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아카식 레코드란 과거의 모든 사건의 흔적이 어딘가에 영원히 새겨져 있다는 발상에 기초하는 개념이다.우연의 일치겠지만, 조 전 장관의 10년 전 트윗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를 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후보의 상황에 대입된다. 이낙연 후보의 측근 이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지사가 시장이던 시절 성남에서 일했던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면서다.
사망한 이 씨는 이낙연 전 당 대표의 전남도지사 시절(2014~2017) 정무특보를 역임했고 그의 전남 영광 등 선거구 국회의원 시절부터 지근거리서 보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이 씨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이낙연 대표 선거 사무실 물품 지원 관련 의혹으로 인해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낸 유 전 본부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하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시행사 '성남의뜰' 주주 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화천대유 측이 과도한 이익을 얻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 전 본부장이 퇴직 후 업자에게 받은 11억여 원이 뇌물이 아닌지 조사 중이다.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 구속에 관리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비리 연루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과거 제가 지휘하던 직원이, 또 제가 소관하고 있는 사무에 대해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공직자 비리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이 화약 발명 설계를 했다고 알카에다의 9·11테러를 설계한 것이 될 수는 없다. 한전 직원이 뇌물 받고 부정행위를 하면 대통령이 사퇴합니까”라며 “제도의 한계와 국민의힘 방해 때문에 개발 이익을 완전히 환수하지 못해서 국민 여러분께 상심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야권 대선후보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장동 비리의 주역인 유 전 본부장이 비리로 구속 되었다면 대장동 비리의 설계자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공범으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