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멘트 업계 국내 1위 포스코와 쌍용C&E, 제철 부산물로 친환경 시멘트 만든다

포스코와 쌍용C&E가 5일 '탄소배출 감축 및 ESG경영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에서 네번째가 김대업 포스코 열연선재마케팅실장, 다섯번째가 지준현 쌍용C&E 전무.
포스코와 쌍용C&E(옛 쌍용양회)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시멘트 개발에 나선다. 철강 부산물인 수재슬래그를 석회석 대신 사용해 비용과 탄소 배출 두가지를 모두 줄인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와 쌍용C&E는 5일 서울 중구 쌍용C&E 본사에서 ‘탄소배출 감축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이번 MOU를 통해 시멘트 생산공정에 제철 부산물인 수재슬래그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친환경 시멘트 개발 및 수요 기반을 넓힐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수재슬래그는 용광로에서 철을 녹일 때 발생한 철 이외의 불순물을 모아 물을 이용해 급랭한 것을 말한다. 시멘트의 원재료인 석회석과 성분이 유사해 그간 시멘트 업계에선 수재슬래그를 석회석의 대체재로 일부 활용해왔다. 비싼 석회석을 대체해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부산물 재활용을 통해 탄소 배출도 저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하지만 건설 등 비수기엔 저장공간과 활용방안이 여의치 않다보니 쌍용양회 등 시멘트 회사들은 수재슬래그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포스코 등 제철소도 계절에 따라 수요가 불안정하다보니 시멘트업체향(向)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쌍용C&E는 건설 비수기에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수재슬래그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역별 야드를 확보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수재슬래그 생산을 확대하고 쌍용C&E측에 연중 안정적인 공급을 약속했다. 나아가 양사는 수재슬래그 및 기타 제철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시멘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두 회사는 이번 협약이 철강 및 시멘트산업의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아시아 철강사로는 최초로 '2050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했다. 연간 1500만t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시멘트사인 쌍용C&E도 올해 3월 유연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2030 탈석탄’을 선언한 바 있다.

지준현 쌍용C&E 전무는 “포스코와 지속적인 교류 및 협력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시멘트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대업 포스코 열연선재마케팅실장은 “포스코의 제철부산물이 친환경 원료가 되어 탄소저감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