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철 인바디 대표 "1조5000억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 뚫겠다"

정확도 높인 고급 제품으로
만성질환자 위주로 공략
수치 편차 줄인 혈압계 개발 중
차기철 인바디 대표가 서울 본사에서 체성분 분석기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인바디한다’는 말이 있다. 체성분을 분석할 때 쓴다. 키워드를 검색하는 ‘구글링’, 탈부착 메모지 ‘포스트잇’처럼 특정 브랜드가 관련 서비스를 가리키는 용어가 됐다. 뛰어난 기술력에 힘입어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의 ‘글로벌 넘버원’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인바디가 타깃을 가정용 시장으로 돌리기로 했다. 회사의 덩치를 키우고 내실을 다지려면 전문가용 시장보다 7배 이상 큰 가정용 시장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차기철 인바디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가정용 제품 매출을 해마다 50%가량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인바디는 병원, 피트니스센터 등 전문가용 체성분 시장의 최강자로 꼽힌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의료기관에 놓인 체성분 분석기 10개 중 9개가 이 회사 제품일 정도다. 인바디 제품을 이용한 체성분 분석 관련 논문만 1000개에 이른다. 인바디는 세계 최초로 8개 전극으로 팔, 다리, 몸통 등 부위별로 체성분을 측정하는 검사법을 내놓는 등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바디가 뚫으려는 가정용 시장은 연간 1조5000억원 규모로 전문가용 시장(2000억원)보다 7배 이상 크다. 이 회사의 가정용 매출(62억원)은 지난해 전체 매출(1071억원)의 6%에 그쳤다. 인바디는 만성질환 관리가 필요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체수분을 측정해 부위별로 몸이 붓는 정도를 파악하면 가정에서도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파고든다는 구상이다.차 대표는 신사업으로 내건 혈압계 시장에서 “시장 판도를 뒤흔들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정할 때마다 혈압이 다르게 나오는 기존 제품과 달리 각종 변수를 제거해 측정한 시점이 비슷하면 같은 혈압수치가 나오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혈압계 시장은 3조원 규모로, 체성분 분석기 시장보다 10배 이상 크다. 이 시장은 일본 헬스케어 기업인 옴론이 꽉 잡고 있다. 제품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을 내놔야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차 대표의 판단이다.

인바디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혈압계 사업부문 분사를 검토 중이다. 차 대표는 “가격으로 덤비는 중국 기업들과 차별화하려면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해야 한다”며 “체성분 분석기의 대명사가 된 인바디에 이어 업계를 선도할 브랜드를 혈압계 분야에서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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