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로봇 한국대표 "노동규제·인력난…협동로봇 전성기 왔다"

풍력타워 고치고 선박 용접
최대 수요처는 車·전자업계
물류·의료·서비스로 수요 확산
이내형 유니버설로봇 한국 대표가 최대 3㎏ 이하 물건 적재가 가능한 협동로봇 ‘UR3e’를 설명하고 있다. 유니버설로봇 제공
덴마크 한 풍력발전기엔 거북이같이 생긴 협동로봇이 80m 길이의 블레이드(날개) 표면을 타고 올라가 손상된 부분을 수리한다. 세계 1위 협동로봇업체인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이 작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풍력발전기용 협동로봇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국내 최초로 선박 용접용 협동로봇도 선보여 한 대형조선소 공정에 투입됐다. 인명 사고 위험이 없어졌고 주 52시간 근로제 규제도 받지 않아 작업량이 증가한 데다 용접의 품질도 일정해 각광 받고 있다.

협동로봇의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판매량이 늘면서 이 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 협동로봇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니버설로봇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판매량이 1만3000대로 작년 연간 판매 실적을 추월했다.이내형 유니버설로봇 한국 대표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일상이 회복되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협동로봇을 활용하면 근로시간 단축, 산업안전 규제 등을 피하면서 공장 증설 없이 수요에 따라 생산성을 탄력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동로봇이란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화상 초음파 등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공동 작업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말한다.

최대 수요처는 자동차와 전자업계다. BMW는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을 연간 100대가량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이 회사 협동로봇을 통해 차량을 초고속으로 스캔해 첨단 전장제품을 점검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여러 명의 작업자가 한 시간가량 작업하던 것이 3분 만에 가능해진 것이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물류, 의료, 소매, 서비스업 등으로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덴마크에선 코로나19 검사로봇, 미국에선 마사지로봇, 프랑스에선 방송촬영로봇 등으로 활용됐다.협동로봇 시장이 커지자 기존 산업용 로봇의 선두주자인 스위스 ABB, 일본 화낙, 독일 쿠카 등도 지난해부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두산, 한화 등에 이어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이 이 분야에 진출했다. 올 들어선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 반도체장비회사 제우스, 금융·역무자동화업체인 푸른기술 등이 뛰어들었다. 그는 세계 협동로봇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41.8% 증가해 2026년 7조5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