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리스크' 철강주마다 다르다는데…

일관제철사 포스코·현대제철
저탄소 체질전환에 비용 부담 커
동국·세아제강은 탄소배출 적어
내년 이후 철강사들의 신용등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이슈는 탄소중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탄소중립 대응 부담이 커져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반면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전기로 업체는 별다른 타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철강 업종 내 탄소 배출 비중이 90% 이상인 일관제철사의 대응 부담이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철강 산업에서 배출한 온실가스(2019년 기준)는 산업 전체 배출량의 19.2%로, 발전 에너지(37.3%) 다음으로 많다.대표적 일관제철사인 포스코는 탄소집약도가 높은 고로 위주의 생산 기반을 갖고 있어 향후 탈탄소로 체질 전환을 하려면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정익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수소환원제철 개발 때까진 기존 고로 생산체제를 유지해야 해 탄소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고로 설비 매물과 신규 설비 투자에도 수십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는 10조원이 넘는 풍부한 유동성과 탄탄한 재무 상태를 갖추고 있어 탄소중립을 위한 자금 부담과 개발 리스크를 완충할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현대제철에 대해선 “미리 재무 부담을 경감하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간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로 회사인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은 상대적으로 탄소집약도와 해외 시장 노출 비중이 낮아 부담이 덜할 것으로 평가됐다. 하공정만 생산하는 세아제강은 탄소 배출량이 생산량의 0.1배 수준에 그친다. 한신평 관계자는 “철강업계의 탄소중립 대응 부담이 갈수록 가중될 전망이라 회사별 투자 규모와 이에 따른 재무 포트폴리오 변화가 신용도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