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문제없다"…32년째 성장하는 'PPIH' 비결 [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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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2021년 8월 발표한 연간 실적에서 32년 연속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증가라는 성적표를 내 놓은 일본 기업이 있습니다. PPIH_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7532)라는 회사입니다. 혹시 일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빨간 모자를 쓴 펭귄 마스코트의 ‘돈키호테’라는 잡화점을 본 기억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PPIH이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그 돈키호테를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2019년 돈키호테홀딩스에서 PPIH란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PPIH, 돈키호테 운영하는 유명 소매기업
코로나19 속에서도 해외 사업으로 실적 커버
돈키호테는 1989년에 1호점 개점. 2004년에 100호점, 이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몸집을 키워왔습니다. 2007년에는 홈센터인 ‘DOIT’(20년 사업을 매각하고 PPIH그룹의 점포임대관리 사업진행), ‘나가사키야’(의류를 중점으로 하는 슈퍼마켓 체인)를 인수했습니다. 2019년 ‘UNY’(종합 슈퍼마켓 체인), 2021년 북미 슈퍼마켓인 ‘Gelson's’를 인수하면서 그룹 전체 점포 수는 일본 내 583점, 해외 84점, 합계 667점포가 되었습니다. 이로써 돈키호테의 PPIH(시가총액 약 15조)는 이온그룹(8267_시가총액 약 27조), 세븐&아이홀딩스(3382_시가총액 약 47조)와 함께 일본내 3대 대형 소매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PPIH의 사업부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일용잡화나 가전, 식품 등을 판매하는 디스카운트사업(매출의 약 70%), 종합슈퍼마켓(GMS)사업(매출의 약 26%), 임대 및 기타사업으로 구성됩니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디스카운트 사업의 돈키호테, MEGA 돈키호테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돈키호테는 일반 리테일 소매점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 우선 정신이 없습니다. 물건들은 대충 뜯어진 박스채로 수북이 쌓여 있고, 너무 많은 상품들에 무엇을 사러 왔는지 잊어버릴 정도이며, 결국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회사에서 내세우는 포인트입니다. 바로, ‘압축진열’과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쇼핑의 엔터테인먼트화’입니다. 사실 임대료 절감과 비용통제, 공간을 효율화하기 위한 압축진열을 ‘보물찾기 놀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로 전환시켰으며 ‘심야영업’으로 중국 등 외국인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해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 역시 긴급사태선언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됐고, 국내 대형 소매업체는 물론 일본의 이온그룹, 세븐&홀딩스 역시 역성장 했는데, PPIH는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회사는 디스카운트사업의 도심 주요 역 점포가 고전했지만, 교외 점포, GMS 사업, 해외 사업이 실적을 커버했으며 원가절감으로 매출과 이익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회사가 밝힌 성장의 요인이 뻔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는 라쿠텐, 아마존 재팬 등 이커머스업체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시간을 내서 직접 매장을 찾는 고객층이 있다는 반증이고, 여기에 바로 돈키호테의 핵심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PPIH는 2030년 사업계획에서 ‘식료품의 SPA화’, ‘PB상품의 강화’, ‘비용의 최적화’ 등을 내세우며 2030년 매출 3조엔(약 31조원), 영업이익 2000억엔(약 2조1000억원)의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입장에서 체크해 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결국 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외형 성장의 지표가 될 것이므로 향후 매장 확대가 어디까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체크해 봐야합니다. 물론 정확히 일치하지 않겠지만 동종 업계의 점포수와 비교해 본다면 현재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 10% 수준에 불과한 수출 비중이 어디까지 늘어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합니다. 현재 돈키호테는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미국의 Gelson's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 확장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를 실적으로 확인해봐야 할 것 입니다.마지막으로 PPIH는 ‘majica’ ‘RealIT’ 등 관계회사를 통해 온라인 쿠폰 발송, 주문 등도 진행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편중되어 결국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이커머스시장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갈지 트랙킹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부분을 체크하며 32년 연속 성장해온 PPIH가 33년, 34년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 갈수 있을지, 32년에서 연속 성장이 멈출 지 흥미롭게 지켜볼 회사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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