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우려 여전한 미국…향후 시나리오는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부채한도 적용 12월로 미루자" 공화당 제안
민주당 받아들이면 18일 디폴트 위기서 벗어나지만
미봉책으로 석달 뒤로 위기 연기한 것에 불과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정인설 워싱턴 특파원입니다. '한경 글로벌마켓' 유투브를 통해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를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미국이 '빚투 후유증'으로 시끄럽습니다.
내 신용도보다 많은 돈을 빌려 여기저기 쓰다보면 신용등급이 내려가는 것처럼 미국 정부도 신용등급 강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법으로 정해놓은 부채 한도 이상으로 빚을 내다 보니 파산위기에 놓여 있죠.

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를 조정해주지 않으면 돈이 다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디폴트를 선언해야할 판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일 부채 한도 적용 유예도 안해주려는 공화당을 공격합니다. 무책임하다고 비판합니다.

공화당의 깜짝 제안으로 정국 돌변

공화당은 그동안 “니들이 급하지. 내가 급하냐”라며 뒷짐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12월까지 부채한도 연기해줄게”라고 얘기합니다.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6일(현지시간) 미국 부채한도 적용을 오는 12월까지 유예하자고 제안한 것이죠. 미국 재무부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 날짜가 오는 18일인 만큼 다음주쯤에나 적극적으로 해결에 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몇 박자 빠른 제안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민주당이 초래한 위기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민주당이 정상적 절차를 통해 12월까지 현재 정부 지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재 부채한도를 연장하는 방안을 통과시키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법안을 통과시기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항변하고 있어 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매코널이 민주당에 굴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곧바로 매코널을 쏴붙였습니다. 매코널 제안이 나온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매코널 대표가 민주당에 굴복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트럼프는 "우리가 부채 한도와 관련된 카드를 모두 가지고 있고 이제 손놀림을 할 때"라며 "민주당이 미국을 망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매코널이 그 카드를 너무 일찍 써서 오히려 민주당을 도와주고 있다는 게 트럼프의 생각인 거죠.

내부 교통정리에 바쁜 민주당

민주당은 이날 매코널의 제의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민주당이 공화당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날 뉴욕 증시도 반등한 이유죠.

민주당 내부에선 매코널 원내대표의 제안을 비판하거나 두고 봐야 한다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패트릭 레이히 민주당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제안은 순전히 정치적으로 어리석고 잘못됐다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은 "이게 무슨 제의"냐며 "매코널의 제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요.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매코널의 제안이 효과가 있을 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한폭탄을 3개월 뒤로 미룬 미국

민주당이 공화당의 제안을 받으면 18일에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사라지지만 디폴트 위험은 여전합니다.

단지 3개월 뒤로 숙제를 미룬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가 틀어지면 그 전에 위기는 얼마든지 닥칠 수 있습니다. 그러다 2011년처럼 미국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안 그래도 불안한 글로벌 증시는 더욱 요동칠지 모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 아래 영상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상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제작한 것이어서 그 날 이후에 나온 뉴스는 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디폴트 우려가 큰 시점인 10월18일을 12월 정도로 바꾸면 됩니다. 본질은 변한 게 없어 나머지 내용은 대동소이합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