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할리우드가 모든 걸 만들 필요 없단 것 입증"

넷플릭스 창업자 마크 랜돌프 "소수 취향도 중시하는 스타트업 정신 중요"
"공룡기업, 빠르게 못 움직여…미래 플랫폼 아무도 예측 못 해"
비디오·DVD 대여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이제 글로벌을 대표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킹덤'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자랑하는 한국 시장이 우뚝 서 있다.

넷플릭스를 창업한 마크 랜돌프 놀스 이사도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21 스타트업콘'에 화상으로 한 기조 강연을 통해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언급하면서 "모든 게 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질 필요는 없다는 것을 넷플릭스가 적극적으로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컬 배우, 감독, 작가를 적극적으로 고용하는 등 스타트업처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본사에서 다 만들 필요가 없고 멀리 퍼져있는 현장 관계자들이 콘텐츠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익이 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앞으로 사업을 같이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랜돌프는 "23년 전 당시에는 좀 쉬운 방식으로 비디오를 대여하기를 희망했다.

시작했을 땐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했지만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가 협업을 언급해 희망을 줬다"며 "현재 넷플릭스의 성공에 정말 놀랐다. 상상도 못 했다.

이렇게 TV 쇼도 직접 만들고 모든 나라에서 넷플릭스를 본다는 게 놀랍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첫 9년간 우리는 비디오 대여 회사였고, 그때는 라이브 스트리밍도 상당히 어려웠다. 어쨌든 라이브 스트리밍을 넷플릭스가 시작한 것은 맞다.

그 아이디어로 아주 좋은 자산, 스토리를 만들어나갔다고 생각한다"며 "고객이 좋아하는 것을 계속 연구해왔기에 앞으로도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 랜돌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넷플릭스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이미 성장하고 있었는데 가속했다고 보는 게 맞다"며 "수동적으로 보는 TV에서 스트리밍으로 수요가 넘어가고 있는 것을 넷플릭스가 미리 끌어왔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대대적인 성공에 디즈니, HBO, 애플 등도 OTT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마크 랜돌프는 후발 주자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워터쿨러 콘텐츠'와 '니치 마켓 선별'을 꼽았다.

그는 "모든 사람이 다 얘기할 수 있는 대중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또 동시에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보는 니치 마켓의 독특한 콘텐츠도 필요하다"며 "넷플릭스는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을 콘텐츠에 이미 투자하고 있는데 이처럼 콘텐츠를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마인드를 잃어서는 안 된다"며 "언제든 현재를 버리고 미래의 일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DVD 판매 사업과 과감히 결별하고 스트리밍에 집중했던 것도 마찬가지"라며 "'공룡 같은 기업들은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워 스타트업의 마인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지난해 그가 펴낸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에서 밝힌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넷플릭스 외에도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일한 그는 "나무를 심을 최적의 시점은 20년 전, 그리고 두 번째로 좋은 타이밍은 지금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디어와 꿈이 있다면 불확실성이 있어도 일단 시작하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눈으로 직접 봐야 한다.

그게 창업가의 여정"이라고 밝혔다.

마크 랜돌프는 미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예측해달라는 말에는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순 없다. 중요한 건 스타트업처럼 사고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