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10㎏ 빼는 기적의藥? 불법 약품 사이트 무더기 적발

"누가 제조했는지 등 정보 불분명"
식약처, 43개 사이트 수사 의뢰
불법 제조한 다이어트약과 발기부전·조루증 치료제를 온라인에서 판매한 사이트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법 제조 의약품을 판매한 43개 사이트를 적발, 접속을 차단하는 동시에 약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고 7일 발표했다.이들 사이트가 판매한 약 중에는 태국에 있는 한 병원이 개발한 ‘얀희(Yanhee) 다이어트약’이 포함됐다. “한 달에 10㎏을 뺄 수 있다”는 홍보문구로 잘 알려진 약이다. 광고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에게 판매업자가 SNS로 접근해 개인 정보와 통관번호를 넘겨받은 뒤 국제우편으로 제품을 보냈다.

하지만 ‘기적의 약’이란 광고문구와 달리 식약처가 성분을 검사한 결과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우울증 치료제(플루옥세틴)와 변비 치료제(센노사이드), 갑상샘기능저하증 치료제(갑상샘호르몬), 알레르기 치료제(클로르페니라민)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 성분은 자살충동, 부정맥, 정신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얀희다이어트약이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는 마약 성분의 식욕억제제 ‘로카세린’이 검출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복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2018년에는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식욕억제제 성분(시부트라민)이 나와 국내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다.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발기부전증 치료 성분인 ‘실데나필’이 제품에 표시된 함량보다 140~160% 높게 검출됐다. 실데나필을 과다 복용할 경우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위험이 높아진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의약품은 불법 제조된 탓에 어떤 시설에서 누가 만들었는지, 유통과정에서 변질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며 “불법 의약품으로 인한 부작용은 피해구제 대상이 아닌 만큼 절대 복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