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은 '샤넬·루이비통'마저 러브콜…'K-셀럽'이 뜬다

명품 브랜드 한국 스타에 '러브콜'
세계적인 팬덤 구축한 K팝에 K콘텐츠 영향력 커져
MZ세대 주요 소비층으로 확대된 영향도
제니, 2021ㆍ22 코코 네쥬(COCO NEIGE) 컬렉션 캠페인 모델 발탁/사진=샤넬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눈길을 끈 모델 출신 배우 정호연을 새 얼굴로 내세웠다.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인 연예인들이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앰배서더'(홍보대사)로 활약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 소속 루이비통은 배우 정호연을 새 글로벌 앰버서더로 기용했다. 종전에 모델로 루이비통 패션쇼 무대에 섰던 정호연은 배우로서도 루이비통과 일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 출연 이후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급증했다. 1790만명(10일 기준)에 달해 기존 이성경(팔로워 1300만명), 송혜교(1200만명)을 제치고 일약 국내 여배우 중 1위로 올라섰다. '오징어 게임'에서 새터민 강새벽 역을 맡아 배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은 정호연은 과거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에서 준우승하며 모델로 먼저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해외진출에 성공해 세계 유수 브랜드의 쇼에 섰다. 루이비통에선 2017 봄-여름 컬렉션을 시작으로 패션쇼 및 2017 프리폴 컬렉션 캠페인 등에서 활약했다.
사진=정호연 인스타그램 캡쳐
정호연은 루이비통이 올해에만 세 번째로 들인 한국인 앰버서더다. 루이비통은 앞서 방탄소년단(BTS)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배우 이민호를 워치 앤 주얼리 앰버서더로 기용했다. BTS는 지난 7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가을-겨울 남성 컬렉션 맨즈 패션쇼에 직접 모델로 출연해 호응을 얻었다. BTS 멤버 지민이 착용한 루이비통 니트는 전 세계 품절 대란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 이들에 앞서 가장 먼저 루이비통의 한국인 앰버서더가 된 배우 배두나는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뮤즈'로 입지를 굳혔다.
사진=연합뉴스
LVMH그룹에 루이비통이 있다면 케링그룹에선 구찌가 한국인 앰배서더의 손을 잡았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카이는 2019년부터 구찌와 함께 하고 있다. 아이웨어 컬렉션으로 시작해 글로벌 앰버서더로 입지를 넓혔고, 올 초에는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그의 이름을 건 '카이×구찌'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카이가 좋아하는 테디베어가 그려진 컬렉션으로 팬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했다. 국내 앰버서더로는 가수 아이유가 활동하고 있다.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는 이례적으로 전 멤버가 모두 명품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2018년부터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제니는 샤넬 애호가로 '인간 샤넬'로 불린다. 올해 3월 LVMH그룹 소속 디올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된 지수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2 봄-여름 패션쇼에서 주목을 받았다. 피에트로 베카리 디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YG(엔터테인먼트)가 지수를 해고하면 메시지를 보내라. 내가 데려갈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화제를 낳았다.


같은 시기 로제는 생로랑 앰배서더로 파리 생로랑 쇼에 참석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패션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뉴욕 미술관 모금 행사인 '멧 갈라'(Met gala)에 생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안토니 바카렐로와 등장했다. 최근 솔로곡 '라리사'로 돌풍을 일으킨 리사 역시 셀린느와 불가리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약하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가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샤넬의 경우 2016년부터 가수 지드래곤이 공식 뮤즈이자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이다. 또 배우 김고은이 글로벌 앰버서더를, 공유는 샤넬 워치 & 화인 주얼리 앰배서더를 맡고 있다.
사진=뉴스1
명품 브랜드는 역사와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 앰버서더를 까다롭게 고르기로 유명하다. 이같이 콧대 높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의 한국 스타 사랑은 K콘텐츠의 힘이 그만큼 세졌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명품 브랜드 주요 소비층이 MZ(밀레니얼+Z)세대로 확장되면서 팬덤과 소비자 연령대가 겹치는 점도 한류스타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요인으로 꼽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K팝을 필두로 K콘텐츠가 세계적 영향력을 갖게 됐다. 세계적으로 팬덤이 구축된 만큼 앞으로도 명품 브랜드의 한류스타 사랑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