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생각하는 '5% 소비자'에 달려

지속가능한 자본주의
(サステナブル 資本主義)
‘지속 가능’은 세계 경영계의 최대 화두다. 지속가능한 성장, 지속가능한 발전, 지속가능한 소비, 지속가능한 환경 등 ‘지속 가능성’이 모든 기업의 최고 목표이자 핵심 가치로 떠올랐다. 일본에서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자’ ‘자본주의를 민주화하자’ 등의 구호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지난 9월 말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지속가능한 자본주의(サステナブル 資本主義)》는 최근 들어 지속 가능성이 왜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지 분명하게 확인해주고 있다. 우주공학 연구원을 시작으로 인수합병(M&A) 전문가와 금융투자 전문가를 거쳐 현재는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 자문 활동을 하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무라카미 다카후미(村上誠典)는 이 책을 통해 ‘5%의 생각 소비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는 매일 스타트업을 비롯해 여러 기업의 경영진으로부터 상담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으며, 확실히 미래를 창조하는 책임자다운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단기적으로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자본주의의 딜레마로 인해 담대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기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일컬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국가, 대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가 가능할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책은 정치와 경제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에서는 상당수가 변화를 요구하지 않으면 좀처럼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에서는 단 5%의 사람만 변화를 요구해도 변화가 발생한다. 저자는 투자자 마인드를 지닌 소비자들이 소수의 엘리트 계층에 대항하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력한다면, 이것이 ‘스노볼 효과’(최초의 작은 행동이나 현상이 엄청나게 큰 결과를 가져오는 현상)를 일으키고, 기존의 자본주의를 보완해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이 최근 일본 사회에서도 주목받고 있고, 이런 목표를 가진 스타트업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책은 이런 상황에서도 기존 자본주의의 한계와 문제점으로 인해 수천조엔에 이르는 투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돌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인구 감소, 고령화 사회, 국제 분쟁, 에너지 고갈, 환경 파괴, 식량 문제, 빈곤 등 미래 사회가 직면한 일곱 가지 과제는 기존 자본주의의 부작용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은 기존 자본주의의 관점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가치로 접근할 것을 저자는 제안한다.
돈을 중심으로 한 기존 자본주의에서 사람과 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로!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는 미래 사회가 목표하고 지향해야만 하는 방향을 분명하게 가리키고 있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