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2대주주 자진상폐 추진

지분 투자로 1.5조원 손실
중국 2위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주가가 폭락하자 대규모 손실을 본 헝다의 2대주주 화런부동산이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화런부동산은 전날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솔라브라이트 등이 주당 4홍콩달러에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거래소는 지난달 29일 화런부동산의 요청에 따라 주식 거래를 중단시켰다. 중단 직전인 28일 주가는 2.18홍콩달러로, 연초 대비 42% 떨어졌다. 공개매수 가격인 4홍콩달러는 이보다 83% 높다.화런부동산의 최대주주 측은 이미 이 회사 지분 78.6%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공개매수에 총 19억767만홍콩달러(약 29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솔라브라이트와 화런부동산 등은 홍콩의 억만장자 조셉 라우가 지배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그의 자산은 133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

라우는 헝다그룹 창업자인 쉬자인 회장과 친분이 깊은 사람들로 구성된 ‘포커그룹’의 일원이며, 헝다그룹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하지만 최근 헝다그룹 부도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헝다그룹 주식을 손실을 보며 처분하고 있다.

화런부동산은 지난달 헝다그룹 주식 1억890만 주를 주당 평균 2.26홍콩달러에 매각했다. 매입 가격보다 86% 낮은 값에 팔아 확정된 손실만 13억8000만홍콩달러(약 2100억원)에 달한다. 남은 헝다그룹과 계열사 주가를 반영한 평가손실은 100억홍콩달러(약 1조5000억원)를 넘는다. 회사 측은 헝다그룹 주식을 앞으로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