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출 '장기연체의 늪'…회수율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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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원금 회수율 4년새 40%↓
카드론 회수율 14% 불과
연체원금·이자 회수도 쉽지않아
6개월 이상 악성연체도 두 배
다중채무·자영업 등 취약계층
연쇄 부실위험 관리 시급해져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는 금리가 연 12~19%로 높지만 은행 대출보다 문턱이 낮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어 급전이 필요한 저소득·저신용자가 많이 이용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카드론이 급증한 가운데 회수율은 바닥을 치면서 정부 지원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인 다중채무자와 자영업자 등 금융 취약계층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삼성·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전업카드사 6곳의 올 2분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회수율은 각각 13.8%, 17.1%였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상반기에도 20%대를 유지했지만 2019년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내 카드사의 6개월 이상 악성 연체 채권은 2017년 764억원에서 2020년 168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체액은 거의 늘지 않은 것과 상반된다. 전체 연체 채권 중 악성 채권 비율도 같은 기간 6.5%에서 12.8%로 증가했다. B카드사 관계자는 “과거보다 개인의 빚 관리 능력이 커지면서 대출을 제때 갚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반대로 일단 연체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했다.
이런 장기 연체자 중에는 다중채무자와 자영업자 등 금융 취약계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체 카드론 이용자의 65%에 해당하는 269만 명이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였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카드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대출 회수율이 낮아지고 다중채무 비중이 높아진 점 등은 잠재적 신용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연쇄 부실 위험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빈난새/이인혁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