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도 테슬라처럼…페덱스·혼다 손잡고 플랫폼기업 대변신

GM, 전통 車제조사서 플랫폼 기업으로
'얼티엄' '얼티파이' 듀얼 플랫폼 전략 시동
사진=로이터
전통 자동차 제조사 GM이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고 더 효율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해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이에 향후 10년간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 기반 성장 전략도 제시했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인베스터 데이 2021'에서 "GM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얼티엄' 활용 가치 무궁무진…플랫폼 사업 모델 다각화 시도

GM이 내세운 하드웨어 플랫폼은 3세대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이다. 차종, 크기에 상관없이 전기차 제작이 가능한 ‘만능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GM은 우선 '얼티엄'으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확보, 오는 2025년까지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얼티엄과 더불어 자체 차량용 운영체제(OS) '얼티파이'와 '듀얼 플랫폼' 형태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얼티엄의 활용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전기차 제조에서만 비교우위를 갖는 게 아니다. 전기차 시대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엔 플랫폼 자체도 수익원이 될 수 있어서다. 당장 독자적 플랫폼을 개발할 여유가 없는 업체들로선 급한 대로 플랫폼을 빌려 쓸 수밖에 없단 얘기다.한국GM 관계자는 "GM이 일본 혼다와 플랫폼 공유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도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 다변화를 이뤄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물류기업을 겨냥해 맞춤형 전기 상용차 'EV600'를 내놓은 것도 플랫폼을 활용한 사업모델이라 할 수 있다.

EV600는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돼 파워트레인, 배터리 구성 등 주문 제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GM이 플랫폼을 제공하는 셈. 실제로 EV600는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 익스프레스에 납품될 예정이다.
전기 상용차 'EV600'. 사진=한국GM

GM, SW 사업 확대 '총력'…자체 OS '얼티파이'도 개발

무엇보다 GM이 노리는 건 차량용 소프트웨어 사업이다. 사실상 테슬라가 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GM도 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구독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테슬라는 매월 199달러(한화 약 23만원)의 비용으로 FSD(반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GM의 경우는 '슈퍼 크루즈' 혹은 슈퍼 크루즈 진화 버전인 '울트라 크루즈'를 구독 서비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GM은 이를 위해 자체 차량용 OS '얼티파이'를 개발해 앱(응용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무선 업데이트(OTA·Over- the-air) 할 수 있게 했다. 외신에 따르면 GM은 얼티파이를 오는 2023년부터 생산되는 전기·수소 차량에 탑재할 계획이다.

얼티엄 플랫폼 기반 전기차 출시가 본격화하면 서비스 부문 매출 증대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관측이다. 듀얼 플랫폼 전략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는 것이다. GM은 약 5년 뒤를 성숙 시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GM은 10년 뒤엔 차량 판매를 제외한 소프트웨어 사업 등 신사업 분야에서 800달러(한화 약 95조7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통한 매출은 연 200억~250억달러(한화 약 23조9000억~29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 이중 수익은 5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점차 플랫폼 경쟁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는 하드웨어가 큰 의미가 없다.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따라 소프트웨어 관련 수익 모델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