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개월만에 최고가…'비관론자' 소로스가 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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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총도 1조 달러 재돌파비트코인(BTC)이 한 달 만에 5만1000달러를 돌파한 지 하루 만인 7일 5만5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도 다시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급등은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하면서 시작됐다. 대표적인 가상자산(암호화폐) 비관론자로 알려진 소로스가 가상자산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사실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돈 피츠패트릭(Dawn Fitzpatrick) 소로스펀드 최고운영책임자(CEO) 및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약간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은 이제 주류화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 가상자산의 활용 사례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도하기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이를 헤지(위험회피) 할 수 있는 대체 자산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이 그 이상의 기능을 펼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피츠패트릭 CEO는 "비트코인은 단순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아닌 그 이상으로 보인다"며 "가상자산 자체보다는 디파이 같은 활용 사례들을 더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언론 역시 소로스펀드의 지원사격이 비트코인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CNN은 지난 6일(현지시간) "억만장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과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회장 등 저명한 투자자들이 여전히 가상자산 투자를 꺼리는 가운데, 소로스펀드가 비트코인을 보유한 사실을 직접 공개한 것은 가상자산 투자에 큰 정당성을 부여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로스펀드의 지원사격과 함께 미국발 훈풍 역시 호재로 꼽히고 있다.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열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가상자산을 금지하는 중국의 선례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SEC는 가상자산을 금지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운용자산 규모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전날인 4일(현지시간) 디지털자산 연구팀 확충을 알리며 '디지털자산 입문서: 첫 번째 이닝'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처음으로 발표했다.연구팀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자산 생태계는 훨씬 더 중요하고,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이라며 "가상자산 기반 디지털 자산은 완전히 새로운 자산군을 형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지영 블루밍비트 기자 jeeyoung@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