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소년들, 규제에도 국경절 연휴에 온라인게임 즐겨"

홍콩매체 "부모 아이디로 게임 접속…콘솔게임 이용 증가"
중국 정부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강력히 규제했지만, 여전히 우회로를 찾아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홍콩매체가 보도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7일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현황을 자체 조사한 결과, 많은 청소년이 부모의 아이디로 게임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30일 중국 당국은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금·토·일요일과 공휴일에 하루 1시간(오후 8~9시)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월~목요일에는 아예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어 지난달 말에는 미성년자가 온라인 게임을 할 때 전자 신분 인증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또 성인 아이디 불법 거래 사이트 단속에도 나섰다.

하지만 해당 규제가 시행되고서 한 달이 지나고 맞은 이번 황금 연휴 동안 성인의 아이디를 몰래 도용하거나 아예 부모가 자신의 아이디를 빌려주는 방법으로 게임을 장시간 즐긴 청소년이 많았다는 게 SCMP의 설명이다. 14세의 에반 량(가명)은 SCMP에 "애들 대부분이 부모의 계정으로 접속하고 나도 그렇다"며 당국의 새로운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회사들은 당국의 규제를 따르겠다고 하면서도 미성년자 이용자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미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8월 텐센트는 자사의 중국 전체 게임 수입에서 16세 미만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하고, 12세 미만 이용자는 0.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비리비리는 자사 게임 수입에서 미성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얼마나 많은 청소년이 어른의 아이디를 이용해 게임을 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SCMP는 지적했다.

한편, 온라인 게임 규제로 콘솔게임(전용 게임기로 즐기는 게임) 등 다른 게임을 즐기거나 짧은 동영상 시청 시간을 늘리는 청소년이 많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아다 정은 SCMP에 "우리 아들은 당국의 게임 규제 이후 이용자 등록이 필요없는 다른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