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냐 '구라청'이냐"…환노위, 예보 틀리는 기상청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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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노르웨이 기상청 보는데…
기상청 자체 평가는 '매우 우수'
"기상청 국정감사 날 일기예보가 틀렸다"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 해놓고 오후엔 비가 온다고 예보했냐" "예보 정확성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8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를 받았다.
환노위원장인 국민의힘 소속 박대출 의원은 국감을 시작하며 박광석 기상청장을 향해 "전날만 해도 오늘 비 온다는 예보가 없었는데 예보와 달리 비가 내리고 있다"며 "기상청 국정감사 날 일기예보가 틀린 것은 좀 그렇지 않나. 이에 대해 한 마디 사과라도 해달라"고 말했다.박 청장은 "어제 오후에 비 예보가 나갔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 시간대별로 (예측 상황을) 보내달라"며 재차 질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부정확한 예보로 홍수 피해를 키웠고 올 초에는 수도권 출근길 대설 예보가 빗나가 도로 위에 염화칼슘이 수북했다. 개선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청장의 해명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놓고, 오후에 비가 온다고 바꿨다는 설명이냐"고 꼬집으며 "예보가 정확하지 않으니 요새 기상청을 '구라청'이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상청이 체육대회를 하지 않는 이유가 체육대회 날 비가 와서다"라고 비꼬며 "체육대회가 부활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 좀 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국민들은 기상청에 낙제점을 주는데, 자체 평가는 늘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한다"며 "알아보니 목표치가 적극적으로 설정되었다는 이유로 '매우 우수' 평가를 했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권영세 의원도 "기상청 예보가 하도 안 맞으니 요새 국민들이 노르웨이 기상청 예보를 본다"고 질책했다.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관측장비 성능이 부족하면 예산 확보 노력을 하고, 인력이 부족하면 인력 확보 노력을 해야 하지 않냐"며 "일기예보가 점쟁이가 하듯이 하는 게 아니고 과학적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의원들의 지적에 박 청장은 "예보 정확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