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우리금융 지분 사겠다"…인수전 뛰어든 KT·호반건설

예보 지분 10% 인수의향서 제출

국내외 사모펀드 등 18곳 참여
최소 3곳 주주로 선정될 듯
우리금융 완전민영화 기대감↑
▶마켓인사이트 10월 8일 오후 4시20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에 KT, 호반건설, 우리사주조합,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 18곳이 뛰어들었다. 거래 초반부터 흥행몰이가 예상되면서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가 23년 만에 성사될지 주목된다.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날 예보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입찰에는 KT를 비롯해 호반건설, 이베스트투자증권, KTB자산운용, PEF 글랜우드PE, 유진PE, 우리금융사주조합 등 18곳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우리금융 최대주주인 예보 보유 지분 15.13% 중 최대 10%다. 우리금융은 예보와 함께 국민연금보험공단이 9.8%, 우리사주조합이 8.75%, IMM PE가 5.6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실무 작업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JP모간이 맡고 있다. 매각 측은 거래 완결성을 위해 상당수의 투자자에 실사 기회를 줄 계획이다.

예보는 최소 3곳을 주주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회사가 아닌 ‘비금융주력자’는 대형 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예외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승인을 받고 10%까지 가질 수 있다.

거래가 성사되면 2001년 국내 1호 금융지주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23년 만에 사실상 민영화를 달성한다.KT와 호반건설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KT와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12%) 참여, 우리·비씨카드 간 제휴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 접점을 보유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금융·통신 혁신 동맹’을 맺고 밀월 관계를 강화해왔다. 구현모 KT 대표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8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마케팅, 디지털 신사업은 물론 양사가 함께 투자하는 조인트벤처 설립 등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협력에 뜻을 모았다. 당시 손 회장은 “우리금융은 KT그룹과 과거부터 항상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온 관계”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KT그룹과 동맹 관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금융이 밀접하게 수반되는 건설업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을 ‘우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법에서 정한 일정 비율 안에서 건설사가 주주로 들어오는 것에 문제가 없다”며 “자본이득보다는 금융권과의 연결고리 강화를 목표로 참전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빈난새/김대훈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