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2000's] '사랑의 스튜디오'부터 '환승연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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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는 '짝짓기' 자체에 주력…최근 스토리텔링 강화·선정성 심화 비연예인 남녀가 출연해 '사랑의 작대기' 한 줄에 울고 웃었던 '사랑의 스튜디오'부터 헤어진 커플들이 출연해 각자 새로운 사랑을 찾는 '환승연애'까지.
이 장르가 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이유는 비연예인들을 내세우는 예능 중 가장 몰입도를 끌어올리기 쉬운 포맷 덕분일 것이다. 물론 '짝짓기'라는 목적은 같았지만 세부 형태는 나름의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초창기에는 그야말로 구애를 통한 커플 성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 연애 리얼리티는 출연자들의 변화무쌍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재미와 더 자극적인 서사를 강조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국내 최초 남녀 맞선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MBC TV '사랑의 스튜디오'(1994~2001)에 등장했던 사랑의 작대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작대기가 인기 좋은 한 사람에게 몰려 나머지의 사랑이 어긋났을 때 스튜디오와 안방극장에서는 저마다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도 꽤 많이 배출했다.
그룹 SG워너비의 이석훈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레리나 최선아와 최종 커플이 됐고 결혼에도 골인했다. 배우 박성웅은 이 프로그램에서 공개 구혼을 하다가 연예계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어 2002년부터 2003년까지 KBS 2TV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한 코너 프로그램으로 방송했던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은 남자 연예인과 여대생 간 산장 미팅 방식으로 화제 몰이를 했다.
프로그램명은 마음에 드는 이성의 라커룸에 장미꽃을 놓아두는 데서 비롯했다. 남녀 모두 한 주씩 돌아가며 '선택권'을 갖게 되고 게임과 장기자랑을 통해 서로의 매력을 자랑하는 포맷이었는데, 출연진이 사실상 연예인 지망생들이었기에 넘치는 끼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스타 등용문으로도 불렸다.
세 시즌에 걸쳐 김빈우, 최하나, 임정언, 이윤지, 이윤미, 서지혜, 오지은, 최윤소 등 스타들이 탄생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SBS TV에서 방송한 '짝'은 연애 리얼리티 장르에서 첫 번째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콘텐츠였다.
시작이 파일럿 다큐멘터리여서 초반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됐지만, 각종 사건·사고와 논란, 자극적인 연출 등으로 웬만한 예능 뺨치는 화제성을 동반했다.
6~7명의 남자와 5명의 여자가 애정촌에서 '1호', '2호' 등 호칭으로 불리며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는데, 남자가 더 많은 만큼 경쟁과 긴장이 극대화됐다.
3년이라는 방송 기간 외모 지상주의, 연예계 데뷔를 노린 출연자들의 등장, 방송에서 교제하는 사람과 실제 사귀는 사람이 다른 사례 등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촬영 중 출연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결국 폐지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다양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시장의 판도를 또 한 번 바꾼 프로그램은 채널A의 '하트시그널'이다.
2017년부터 시즌3까지 방영된 이 콘텐츠는 일본의 '테라스하우스'를 떠올리게도 한다.
'시그널하우스'에 입주한 비연예인 출연자들 간의 러브라인을 연예인 등 패널들이 추리하며 함께 보는 포맷으로 높은 몰입감을 자랑했다.
'짝'도 관찰 포맷이기는 했지만 '하트시그널'은 좀 더 드라마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 구성으로 진화했다.
출연자 간 강력해진 경쟁-연합 구도와 진솔하고 적극적인 그들의 모습이 인기를 얻으면서 김현우, 오영주 등 스타들도 탄생했다.
물론 여·여(女女) 갈등을 부각한 부분이나 과도한 간접광고, 짜깁기가 의심되는 인위적인 연출 등 논란도 적지 않았지만 여전히 차기 시즌을 기대해볼 만한 콘텐츠다. 2021년에는 티빙의 '환승연애'를 위시한 자극적인 설정의 콘텐츠들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살면서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출연자들이 서로 자신이 누구의 전 연인인지 밝히지 않아 긴장감과 짜릿함이 극대화됐다.
선정성에 대한 비판을 감각적이고 세심한 연출로 '커버'하면서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위험한 연애를 지켜보면서 감정 이입도 하고, 패널처럼 중재자가 돼 훈수도 둘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환승연애' 같은 작품들이 비연예인 연애 리얼리티가 추구할 수 있는 자극의 '끝판왕'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또 어떤 '진화'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이 장르가 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이유는 비연예인들을 내세우는 예능 중 가장 몰입도를 끌어올리기 쉬운 포맷 덕분일 것이다. 물론 '짝짓기'라는 목적은 같았지만 세부 형태는 나름의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초창기에는 그야말로 구애를 통한 커플 성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 연애 리얼리티는 출연자들의 변화무쌍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재미와 더 자극적인 서사를 강조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국내 최초 남녀 맞선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MBC TV '사랑의 스튜디오'(1994~2001)에 등장했던 사랑의 작대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작대기가 인기 좋은 한 사람에게 몰려 나머지의 사랑이 어긋났을 때 스튜디오와 안방극장에서는 저마다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도 꽤 많이 배출했다.
그룹 SG워너비의 이석훈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레리나 최선아와 최종 커플이 됐고 결혼에도 골인했다. 배우 박성웅은 이 프로그램에서 공개 구혼을 하다가 연예계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어 2002년부터 2003년까지 KBS 2TV '자유선언 토요대작전'의 한 코너 프로그램으로 방송했던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은 남자 연예인과 여대생 간 산장 미팅 방식으로 화제 몰이를 했다.
프로그램명은 마음에 드는 이성의 라커룸에 장미꽃을 놓아두는 데서 비롯했다. 남녀 모두 한 주씩 돌아가며 '선택권'을 갖게 되고 게임과 장기자랑을 통해 서로의 매력을 자랑하는 포맷이었는데, 출연진이 사실상 연예인 지망생들이었기에 넘치는 끼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스타 등용문으로도 불렸다.
세 시즌에 걸쳐 김빈우, 최하나, 임정언, 이윤지, 이윤미, 서지혜, 오지은, 최윤소 등 스타들이 탄생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SBS TV에서 방송한 '짝'은 연애 리얼리티 장르에서 첫 번째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콘텐츠였다.
시작이 파일럿 다큐멘터리여서 초반에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됐지만, 각종 사건·사고와 논란, 자극적인 연출 등으로 웬만한 예능 뺨치는 화제성을 동반했다.
6~7명의 남자와 5명의 여자가 애정촌에서 '1호', '2호' 등 호칭으로 불리며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는데, 남자가 더 많은 만큼 경쟁과 긴장이 극대화됐다.
3년이라는 방송 기간 외모 지상주의, 연예계 데뷔를 노린 출연자들의 등장, 방송에서 교제하는 사람과 실제 사귀는 사람이 다른 사례 등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촬영 중 출연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결국 폐지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다양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시장의 판도를 또 한 번 바꾼 프로그램은 채널A의 '하트시그널'이다.
2017년부터 시즌3까지 방영된 이 콘텐츠는 일본의 '테라스하우스'를 떠올리게도 한다.
'시그널하우스'에 입주한 비연예인 출연자들 간의 러브라인을 연예인 등 패널들이 추리하며 함께 보는 포맷으로 높은 몰입감을 자랑했다.
'짝'도 관찰 포맷이기는 했지만 '하트시그널'은 좀 더 드라마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 구성으로 진화했다.
출연자 간 강력해진 경쟁-연합 구도와 진솔하고 적극적인 그들의 모습이 인기를 얻으면서 김현우, 오영주 등 스타들도 탄생했다.
물론 여·여(女女) 갈등을 부각한 부분이나 과도한 간접광고, 짜깁기가 의심되는 인위적인 연출 등 논란도 적지 않았지만 여전히 차기 시즌을 기대해볼 만한 콘텐츠다. 2021년에는 티빙의 '환승연애'를 위시한 자극적인 설정의 콘텐츠들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환승연애'는 다양한 이유로 이별한 커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살면서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출연자들이 서로 자신이 누구의 전 연인인지 밝히지 않아 긴장감과 짜릿함이 극대화됐다.
선정성에 대한 비판을 감각적이고 세심한 연출로 '커버'하면서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적극적인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위험한 연애를 지켜보면서 감정 이입도 하고, 패널처럼 중재자가 돼 훈수도 둘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환승연애' 같은 작품들이 비연예인 연애 리얼리티가 추구할 수 있는 자극의 '끝판왕'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또 어떤 '진화'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