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때문에 집도 팔았는데…삼성家, 주식까지 내놨다

홍라희·이부진·이서현 주식 처분신탁
주식 처분은 처음…'2조원' 넘는 규모
사진=연합뉴스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부터 받은 유산의 상속세 납부를 목적으로 2조원이 넘는 대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9일 홍라희 전 라움미술관장은 지난 5일 삼성전자 주식 1994만1860주의 유가증권 처분신탁 계약을 KB국민은행과 체결했다. 이는 삼성전자 주식의 0.33% 규모이며 처분신탁 계약 기간은 내년 4월 25일까지다.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같은 날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주식을 매각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생명 주식 345만9490주와 삼성SDS 주식 150만9430주에 대해 KB국민은행과 처분신탁 계약을 맺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주식 매각 신탁 계약을 맺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주식 583만5463주를 지난달 30일 법원에 추가로 공탁했다.

삼성 일가가 처분하려는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2조1575억원에 달한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일가는 상속세 연부연납을 목적으로 보유한 계열사 주식 일부를 법원에 공탁한 바 있으나 처분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고 이건희 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약 26조원의 유산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계열사 주식 지분 가치만 19조원에 달한다.

삼성 일가가 내야 할 주식 지분에 대한 상속세는 홍 전 관장 3조1000억원, 이재용 부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이사장 2조4000억원으로 총 11조원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 일가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고 이건희 회장 소유 저택도 정리한 바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196억원을 들여 이 저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