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노조 만들라" 민주노총 제안에 트럭시위대 "이용 말라"

스타벅스 시위 주최 측 민노총에 "트럭 시위는 노조가 아니다"
사진=뉴스1
스타벅스의 과중한 업무로 본사에 대한 항의 시위에 나선 매장 직원(파트너)들이 민주노총의 개입을 원치 않는다고 선긋기에 나섰다. 앞서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직원에게 노동조합(노조) 결성을 권하며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트럭 시위를 주도한 '2021 스타벅스코리아 트럭 시위 총대 총괄'은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를 통해 "트럭 시위의 대표로서 공식 답변드린다. 민주노총은 트럭 시위와 교섭을 시도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어 "트럭 시위는 당신들이 필요하지 않다"며 "트럭 시위는 노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럭 시위 주최 측은 "우리 스타벅스코리아는 노조 없이도 22년간 식음료 업계를 이끌며 파트너에게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준 기업"이라며 "트럭 시위를 당신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이용하지 말라. 변질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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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5일 논평을 내고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노동조합을 결성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노조가 조직적으로 교섭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면 민주노총은 언제든 달려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직원들은 트럭 시위로 처음으로 단체행동에 나섰다. 꾸준한 굿즈(상품) 등 마케팅 활동으로 업무 강도가 심화된 상황에서 지난 달 28일 스타벅스가 진행한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시위를 통해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공론화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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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 당시 대기 음료가 650잔이었던 매장이 나올 정도로 사람이 몰렸지만 근무인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업무 환경 개선과 ‘과도한 마케팅 지양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회사가 점포의 인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연이어 행사를 배치, 현장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게 했다는 게 골자다.

한편, 스타벅스커피코피아는 직원의 반발 속 오는 12일부터 예정된 연례 최대 규모의 굿즈 이벤트인 겨울 e프리퀀시 행사를 연기했다. 스타벅스 e프리퀀시 행사는 일정 개수 이상의 음료를 마시면 새해 다이어리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로 대표적인 굿즈 행사로 꼽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