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에 문 대통령 앞다퉈 소환하는 여야 캠프 [임도원의 BH 인사이드]

사진=이낙연TV 화면 캡처
여야 주요 대선 캠프들이 앞다퉈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연루설이 나오는 이 의혹에 대해 문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거나, 입장 표명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지지자와 함께하는 감사회'에서 "세상에 공짜는 없지만, 사이다도 공짜가 아니다. 우리가 요새 대장동이라는 비싼 사이다값을 내고 있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습니다. 그는 "이번 경선을 거치면서 수십 년간 알았던 그 민주당이 낯설게 느껴지는 때가 있곤 하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매우 속상하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의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은 9일 SNS에 "늑장경찰, 미온검찰, 엄중청와대, 침묵대통령, 방탄국회, 어용언론이 판치는 대장공화국의 민낯"이라고 적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엄중하게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청와대"라며 "그럼 버닝썬때는? 장자연때는? 김학의때는, 아니 세월호때는 직접나서 수사촉구하더니 이제는 바라만 보고있다? 기가 찬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침묵이 주특기' 대통령(인 건) 알겠는데 아직은 대통령인 것도 사실"이라며 "지위고하 엄정수사 촉구 한 말씀도 못하시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청와대는 지난 5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엄중하게 생각하고 지켜보는 대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 문장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하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친문 성향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지난 7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 지사를 대검찰청에 고발하는 등 이 지사를 둘러싼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이 지사가 변호사비로 3억원을 썼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실제로는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 등 20억여원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지사측은 "특정 단체 소속 인사가 의도를 갖고 후보를 왜곡 음해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과연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추가로 엄정 수사 촉구 등 입장을 밝힐까요. 어찌됐든 대선이 다가오면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정치권의 문 대통령 소환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