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고 수지가 입었다…요즘 뜨는 '힙한 패션' 뭐길래

패션가에 부는 '착한 패션' 바람
재활용 원단·비건 가죽 소재 각광
[사진=배상민 센터장 인스타그램 캡처]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최근 명품 브랜드 구찌의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을 찾은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사진 속 신 회장이 구찌의 페이크퍼 코트와 함께 착용한 신발은 국내 친환경 브랜드 LAR의 제품이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 사진에서 자주 신고 등장하는 흰색 운동화는 미국 친환경 신발 기업 '올버즈' 제품이다. 실리콘밸리 유명 인사들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신어 유명해졌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올버즈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패션계에서 지금 가장 '힙한' 흐름은 '착한 패션'이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 소비자가 리사이클(재활용)·비건(채식주의) 제품 등을 찾으면서 기업들이 친환경, 지속 가능성을 갖춘 상품을 선보인 결과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도 리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합성소재가 사용되는 운동화의 경우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소재나 재생 캔버스 등이 많이 활용된다.
사진=휠라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지난달 친환경 프로젝트 '어스터치 시리즈'를 론칭했다. 해당 시리즈 운동화 3종은 재활용 합성가죽, 코르크 등 폐기물을 재가공한 친환경 원자재, 에코 프렌들리(친환경) 방수지 등이 주요 소재다.신 회장이 신은 신발은 롯데케미칼의 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7개 기업 참여 재생 플라스틱 원료 제품화 사업)인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나온 제품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첫 번째 제품으로 친환경 리사이클 가방과 운동화를 국내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 LAR과 함께 선보인 바 있다. 출시 당시 운동화가 신 회장에게도 전달됐고, 신 회장은 신발을 편한 자리에서 자주 신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롯데 블로그
사과 껍질로 만든 비건 가죽을 도입한 사례도 있다. LF가 운영하는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환경 전환 프로젝트 '그린 스텝 위드 헤지스'를 통해 비건 가죽 신발 애플스킨 라인을 선보였다. 헤지스는 이탈리아 비건 패션 브랜드 아이디에잇과 손잡고 사과 및 포도 껍질, 파인애플 잎 등을 재활용해 만든 재생가죽으로 애플스킨 라인을 만들겠다는 방침. 2023년까지 모든 신발을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웃도어 업계는 친환경을 강하게 밀고 있다. 이른바 '뽀글이'로 불리는 플리스가 그 주인공이다. 폴리에스테르를 가공하는 소재인 만큼, 버려진 페트병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소재로 만든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노스페이스는 페트병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용한 K-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 역시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업한 ‘WWF 비숑 플레어 자켓’을 "(광고모델) 수지가 픽한(고른) 플리스"라며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가을·겨울(FW) 시즌을 맞아 선보인 모든 플리스 상품에 리사이클링 폴리에스터를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사용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지속가능발전목표(SDG)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오롱FnC는 3년 이상 된 재고 의류를 활용해 새 제품으로 만드는 국내 첫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도 운영한다. 업사이클링은 폐기물에 창조적인 디자인, 기술 등을 접목시켜 새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브랜드는 최근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이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돼 뉴욕에서 유엔 'SDG(지속가능발전목표) 모멘트' 행사에서 연설할 당시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르메스 ‘빅토리아 백’ 사진=한경 DB
해외 기업들도 착한 패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선봉장이다. 꾸준히 친환경 소재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H&M, 룰루레몬, 스텔라 매카트니 등도 버섯과 선인장 등 기반 비건 가죽으로 만든 제품을 선보였다. 명품업계에선 에르메스가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백을 제작하기로 했다.

휠라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필(必) 환경 시대를 맞아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리사이클 가죽, 코르크, 커피가루 등 다양한 폐기물을 원자재로 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