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 인파 앞 '형수 욕설' 영상…與 경기 경선장 난장판

보수단체 '욕설' 전광판 틀자
李지사 지지자들 항의 몸싸움
본선서 이재명에 '뇌관' 될 수도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기 지역 경선이 열린 경기 수원컨벤션센터 앞. 멈춰선 트럭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는 이 지사의 이른바 ‘형수 욕설’ 음성 영상이 중계됐다. 현장에는 민주당 지지자 2000여 명도 함께 있었다.

트럭 위에서는 유튜버로 보이는 보수단체 회원이 현장을 중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남성은 마이크를 잡고 “이재명은 특검을 받으라”고 외쳤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부부젤라를 불면서 해당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했다.이 지사 지지자들은 “동영상을 빨리 중단하라” “불법 주차 차량을 치우라”고 소리를 질렀고, 욕설을 내뱉었다. 양측의 몸싸움도 벌어지는 등 현장은 난장판이 됐다.

결국 경찰이 개입해 제지에 나섰고 방송은 중단됐다. 해당 유튜버 측 관계자는 “공익적 목적으로 형수 욕설을 알린 것”이라며 “선관위에서 특정 후보를 말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해서 방송을 도중에 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은 이 지사의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을 문제삼는 플래카드를 들고 “화천대유”를 외쳤다. 이에 맞서 이 지사 지지자들은 대장동 개발은 이 지사의 성과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힘게이트 부패지옥’ ‘토건 적폐세력 개혁하자’ ‘원팀으로 정권 재창출’ 등 손팻말과 플래카드로 맞불을 놓았다.이날 ‘형수 욕설’ 영상이 현장에 등장하면서 향후 본선에서도 형수 욕설은 이 지사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지사가 가장 취약한 여성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 지사가 과거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모친을 살인한 조카의 변론을 맡은 일 등도 본선에서 부각될 경우 여성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의 도덕성에 대한 기대 심리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만큼 형수 욕설 등이 본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지사의 무기인 능력과 돌파력을 내세우는 전략을 본선에서도 적극 펼칠 것”이라고 했다.검찰의 대장동 수사 결과도 이 지사에게 타격이 될지 주목된다. 앞서 이 지사는 검찰의 의혹 수사에서 측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배임 혐의를 받은 것과 관련, “원래 부패 사건 수사는 돈 종착지를 먼저 뒤져서 잡고 그다음 돈이 왜 생겼느냐로 가는 건데, 뜬금없이 이쪽 먼저 하고 급하게 배임이라고 했는데 말이 되느냐”며 “‘이재명도 그러면 공범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긴 한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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