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오르는 이재명…'대장동 수사'가 대권가도 최대 관건
입력
수정
지면A5
"경기도는 저를 성장시킨 곳
국민 집단지성으로 이 자리 와
대장동 개발 의혹 정면 돌파
내 실력·청렴 점점 알려질 것"
李, 경기서 최고 득표율
이 지사는 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 지역 순회 경선에서 59.29%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에 따라 누적 득표율은 55.29%로, 2위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격차를 20.57%포인트에서 21.30%포인트로 더 벌렸다.이 지사는 투표 결과가 발표된 뒤 “저를 정치적으로 이렇게 성장시켜준 경기도”라며 “기대보다 더 많은 지지를 보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지사는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이유에 대해 “부패기득권 세력에 숨 쉴 틈 없이 공격을 당했지만 결국 이 자리까지 온 것은 국민의 집단지성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대장동 의혹엔 정면돌파
이 지사는 정치권을 강타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10일 열린 서울 지역 경선에서도 “일부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연일 소설과 가짜뉴스, 선동으로 ‘이재명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진실은 단순하다. 이재명이니까 민관합동개발로 개발이익 5503억원을 환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칭찬받을 일 아니냐”며 “국민은 일억 개의 눈과 귀, 오천 만 개의 입을 가진 집단지성체다. 가짜뉴스와 거짓선동에 속아 넘어갈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일갈했다.이 지사는 “파면 팔수록 국민의힘 치부만 더 드러날 것”이라며 “이재명의 행정실력과 실적, 청렴성만 홍보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번 대선을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최후대첩”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李, 대권까지 승승장구할까
이 지사가 여당 후보로 최종 확정될 경우 그의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 경선 과정에서 성역 없는 대장동 비리 수사를 강하게 제기한 이낙연 전 대표 측과의 화학적 결합은 일차적 과제다.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친 이 전 대표는 누적 득표율 33.99%(9일 기준)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도덕성을 지향하는 민주당 지지층 성향상 이 지사에 대한 비토 정서도 가볍지 않다. 이 지사 입장에서는 ‘집토끼’를 확보하는 방안에도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개혁 성향이 강한 이 지사가 최종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 중도층을 겨냥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도 주목된다. 이재명 캠프 내부에서는 이번 대선을 0.1~3% 안팎 격차로 승패가 좌우된다고 전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 등에서 중도층에 호소력 있는 아젠다를 발굴할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일각에서는 정책 공약보다 대선 국면의 ‘블랙홀’인 대장동 수사 방향이 중도층 표심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지사의 중도층 확장 여부는 대장동 수사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본다”며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야당이 특검 요구를 이어가고 여당은 ‘후보 지키기’로 맞설 경우 중도층의 염증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명 캠프 내에서는 2030세대의 지지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에 맞서 야당의 대선 최종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반(反)이재명 연대로 전열을 갖출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 세대의 불공정에 대한 사회적 분노를 촉발한 이른바 ‘조국 사태’도 본선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오는 18, 20일 경기도 국정감사 전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이 지사는 국감까지 마치고 지사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대선 모드’로의 조속한 전환을 요구하는 당내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미현/전범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