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참필하모닉 정기연주회…퀸의 명곡, 오케스트라로 듣는다

퀸 대표곡 선율 담은 교향곡 첫선
공연 수익금 전액 베트남에 기부
한 시대를 풍미한 록밴드 ‘퀸(Queen)’의 걸작을 오케스트라로 다시 듣는 자리가 마련된다. 참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오는 15일 서울 잠실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제4회 참필하모닉 정기연주회다.

이날 공연에서 참필하모닉은 ‘보헤미안 랩소디’ ‘위 윌 록 유’ ‘위 아더 챔피언’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등 퀸의 10개 대표곡 주선율을 본뜬 교향곡 ‘퀸 심포니’를 연주한다. 국내에선 처음 연주되는 작품이다. 퀸 심포니는 6악장에 걸친 대편성 교향곡으로, 영국의 작곡가 겸 지휘자 톨가 카시프가 작곡했다. 오케스트라에 합창단까지 동원한 대작이다. 기억과 추모, 화해에 관한 메시지를 곡에 담으려고 진혼곡(레퀴엠)의 가사도 일부 차용했다.카시프는 영국 로열 필하모니, BBC심포니 등을 지휘하며 대중음악과 클래식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팝스타 엘튼 존, 록밴드 U2 등과 협업했고, 한국에선 2008년 서태지와 손잡고 그의 음악을 관현악곡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는 2년 동안 작곡에 매달린 끝에 2002년 ‘퀸 심포니’를 써냈다. 카시프가 직접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세계 초연했다.

첫 악장은 ‘라디오 가가’의 주선율로 시작된다. 관악기로 표현된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장엄한 클라리넷 연주로 듣는 ‘보헤미안 랩소디’, 대규모 합창으로 이어지는 ‘위 윌 록 유’까지 여섯 악장에 걸쳐 퀸의 대표곡 선율이 계속 변주된다.

참필하모닉은 폴란드 작곡가 헨리크 구레츠키(1933~2010)의 ‘교향곡 3번(슬픔의 노래)’도 들려준다. 교향곡 3번은 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폴란드인을 추념하는 곡이다. 1991년 현대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서 31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종합순위에서도 6위에 올랐다.3악장으로 이뤄진 이 곡에는 폴란드 천주교에서 전해지던 성가(聖歌)와 폴란드 전통 민요의 선율이 담겨 있다. 교향곡이지만 소프라노가 모든 악장에 걸쳐 노래를 부른다. 심금을 울리는 가사로도 유명하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가스실로 가는 길목에 한 소녀가 새긴 낙서로 2악장 가사를 지었고, 전쟁에서 아들을 잃은 노모의 한탄으로 3악장을 채웠다. 메조소프라노 김선경이 열창한다.

참필하모닉은 2018년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전국 음악가가 뭉쳐서 만든 프로젝트성 악단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정식으로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스웨덴 오로라 뮤직페스티벌과 영국 다팅턴 뮤직페스티벌에서 지휘했던 임현섭이 단장을 맡아 악단을 이끌고 있다.

참필하모닉은 지금껏 펼쳐온 정기연주회의 수익금 전액을 모두 기부해왔다. 이번 공연 수익금은 베트남 퐁니퐁녓 마을에 교육 시설과 정수 시설을 짓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