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도 접고 펼친다…현대모비스 '폴더블' 시스템 개발

2년간 연구…특허 출원 진행
자율주행 대비한 첨단 조향 기술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운전대를 접어서 대시보드에 넣을 수 있는 ‘폴더블 조향 시스템’(사진)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현대모비스가 약 2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이 기술은 아직 세계에서 양산한 사례가 없다. 회사는 국내외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앞뒤로 최대 25㎝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부피가 작은 운전대는 아예 대시보드 안으로 접어넣을 수 있다.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운전대를 접은 뒤 운전석을 180도 회전해 뒷좌석 승객과 마주보거나 다리를 펴고 누울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개발한 전자식 조향장치 기술도 이 시스템에 적용했다. 기존에는 기계적 방식으로 운전대와 바퀴를 연결했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운전대의 움직임이 전자신호로 변환돼 바퀴로 전달된다. 전자식 조향은 주행환경에 따라 운전대 반응성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고, 노면의 요철이나 방지턱을 지날 때 운전대로 전달되는 불쾌한 진동도 거를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미래 자율주행모빌리티에 폴더블 조향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에 주요 부품도 필요에 따라 꺼냈다가 집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다.

최장돈 현대모비스 샤시·안전BU장(전무)은 “기존 부품을 재해석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미래차 부품을 완전히 새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모빌리티 부품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완성차 회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