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미국 경제 둔화→내년 기준금리 인상 못해"

골드만삭스가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경기 회복이 느려지고 인플레이션도 낮아지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정책금리를 높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테이퍼링은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준금리는 2023년까지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2022년으로 접어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 생각에는 경기 둔화 내러티브가 강해지고 인플레이션도 하락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는 Fed가 금리 인상으로 바로 이동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다만 모든 결정은 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올리고 대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낮췄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기준으로 종전 3.80%에서 4.25%로 크게 높였다. 지난 6월에만 해도 3%였다. 반면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 9월 3분기 예상치를 9.5%에서 5.5%까지 낮춘 데 이어 지난 주말 이를 다시 4.5%로 추가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5.7%에서 5.6%로, 내년 전망치를 4.4%에서 4%로 내려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GDP 하향 조정의 이유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재정 부양이 연말까지 대폭 줄어든다는 것이다. 임금 상승으로 미국 가계의 노동소득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정부 이전소득의 감소는 소비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서비스 부문의 회복이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을 예상보다 오래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즉 영화관 외출 등은 앞으로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정상수준이 될 것이란 얘기다. 골드만은 소비자의 서비스 소비가 빨리 살아나야 (정상화되고 있는) 상품 소비 감소분을 메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원격근무 영향도 있을 것으로 봤다. 세 번째로는 기업 재고도 많이 증가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도체 공급 상황도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되지 않으면서 낮은 재고 상황은 이어지리라고 예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