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中企 매출채권보험,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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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거래의 '안전망' 역할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인쇄회로기판 제조 중소기업 A사는 주요 판매처인 B사가 당좌 부도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외상대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주거래처의 당좌 부도까지 발생하자 A사 또한 거래처에 대한 대금 결제가 어려워져 연쇄 도산 위기에 내몰렸다.
누적 인수총액 200조원 돌파
거래처에 외상으로 물품판매 후
받지 못한 손실금의 80% 보장
보험 취급점 은행으로 확대
하나·신한銀과 위탁업무 체결
다행히 B사를 포함한 주요 거래처 6개를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에 가입했던 A사는 회수하지 못한 외상대금 중 9억원을 보상받아 거래처에 지연된 대금을 결제하고, 추가로 원자재를 구입하는 등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동안 B사의 외상대금 결제기간이 길어져도 코스닥 상장기업의 계열사이고 10여 년간 거래해온 친분관계로 안심하고 납품을 계속했던 A사는 매출채권보험 덕분에 직원들의 실직 및 폐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안도했다.신용보증기금(이사장 윤대희)에서 운영 중인 매출채권보험은 최근 누적 인수총액 200조원을 돌파하며 중소기업 거래 안전망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1997년 어음보험 업무를 시작으로 2004년 최초 도입된 매출채권보험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업무를 수탁받아 신보에서 운용하는 공적 보험제도다. 신보는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이 거래처에 외상 판매한 후 외상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떠안게 되는 손실금에 대해 최대 80%까지 지급한다. 중소기업은 거래처가 부도나도 신보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쇄부도 가능성이 낮아진다.
매출채권보험은 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에 누적 인수금액 125조3000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 연간 인수금액 20조1000억원으로 처음 20조원 이상 인수하며 빠르게 성장해 올해 8월 누적 인수금액 2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5개년 인수실적은 직전 5개년 대비 68.9% 증가한 98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채권보험은 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1551개 기업에 1026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해 부실 매출채권으로 인한 기업의 연쇄도산을 차단함으로써 국내외 경제위기 속에서 중소기업의 경영 안전망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매출채권보험은 국정과제인 ‘약속어음 단계적 폐지’ 이행을 위한 핵심 정책수단으로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외상판매위험 보장을 통해 부도 위험, 결제기일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부족 등 약속어음의 다양한 폐해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어 약속어음의 대체 수단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한편 신보는 지역 소재 중소기업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한 ‘매출채권보험 보험료 지원 협약보험’ 등이 그런 예다.
‘매출채권보험 보험료 지원 협약보험’은 지자체가 신보에 출연한 재원을 활용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매출채권보험료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신보는 2019년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4개 지자체와 협약을 체결했으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을 방지하고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기도, 대전시, 경상남도와의 협약을 이어갔다. 지난 9월까지 가입한 협약보험 가입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한 5조3000억원, 가입 업체 수는 1935개에 달했다.
아울러 신보는 중소기업의 보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영업점에서만 취급했던 매출채권보험을 은행 창구에서도 안내받을 수 있도록 하나은행, 신한은행과 모집업무 위탁계약을 맺었다. 신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제침체 장기화가 우려되는 시기에 매출채권보험은 외상대금 미회수로 인한 부실에 대비하고 연쇄도산을 방지할 수 있는 최적의 상품”이라며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공적보험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