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관록 다 갖췄다…4050 중년 창업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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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아, 렌터카 앱 1위로렌터카 비교 앱 카모아는 전국 482개 렌터카업체의 차량 약 4만 대를 보유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반이 열악한 중소업체에 차량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등 상생 협업을 추구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47세에 게임회사에서 나와 창업 전선에 뛰어든 홍성주 카모아 대표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카모아를 출시 3년 만에 업계 1위 렌터카 앱으로 키워냈다.
디버, 문서배송 30만건
스타트업업계에서 40~50대 중년 창업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게임 제작회사, 글로벌 전자제품 회사 등 굴지 기업에서 나와 차린 회사가 수년 만에 시장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디지털 물류 스타트업 디버는 기업 내 문서수발실을 디지털화한 업체다. 문서 배송이 필요할 경우 크라우드소싱(대중+아웃소싱)을 접목한 자체 퀵서비스를 제공한다. 디버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업체는 2019년 서비스 이후 1200여 곳, 누적 배송량은 30만 건을 돌파했다. 1971년생인 장승래 디버 대표는 2019년 LG유플러스 사내벤처 1기로 디버를 창업했다. 그는 새벽 배송 등 온라인 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을 보고 크라우드소싱 기반의 퀵서비스 사업을 구상했다. 이어 직접 퀵서비스 기사로 일해보는 등 사업 준비를 거쳐 49세 나이에 회사를 창업했다.
홍 대표는 인기 모바일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 제작을 이끄는 등 24년간 게임 기획자로 활동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 게임부문장을 거쳐 다음게임 대표를 지내며 모바일 O2O 시장을 접한 그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2016년 카모아를 창업했다. 2018년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카모아는 거래액이 연평균 세 배씩 성장하고 있다.2015년 설립된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의 이병환 대표 역시 1974년생의 중년 창업가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 재직 시절 세계 최초의 5세대(5G) 이동통신 개발을 주도하는 등 신호처리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스카이랩스는 광학 센서로 심장 신호를 읽어 질병을 모니터링하는 ‘카트원’을 개발했다. 반지 형태의 기기로 심장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2018·2019년 2년 연속 우승하는 등 세계 의학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대표자 연령별로 신생 기업의 생존율을 조사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0대와 40대가 대표인 기업의 7년 생존율은 각각 25.3%, 25.0%로 전 연령대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중년 창업자들이 이끄는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