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이익증가율 정점 지나…4분기 증시 큰 상승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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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리 노무라 이코노미스트“인플레이션 위험 등으로 미국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 위험이 커졌다.”
공급망 혼란이 경기회복 막아
케니 리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해제된 이후 경제활동이 재개된 데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리 이코노미스트는 “투입 비용 증가로 이익이 잠식되고 있고, 이런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은 정점을 지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무라 미국팀에서 미국 경제정책과 시장 등 거시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실적 둔화로 4분기 주식시장 역시 크게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고 공급망 차질에 따른 비용 압박이 강해지고 있어 4분기엔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S&P500지수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실적 둔화와 경제 회복의 장애물로 꼽히는 공급망 혼란도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추세여서 공급망 차질이 계속될 것이고 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미국 경제지표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내년 안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까지 인내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고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며 “첫 금리 인상은 2023년 2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따른 텐트럼(발작)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이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법안에 대해선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이미 시장이 인프라 법안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인프라 관련 사업과 예산이 여러 해에 걸쳐 집행되는 만큼 경제에 주는 영향도 단계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인프라 법안의 영향을 가늠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면서도 “트럼프 정부 때의 감세와 같은 강력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