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거장이 들려주는 혁신적 바이올린 소나타

바딤 레핀 리사이틀

예술의전당서 2년 만의 내한공연
지난달부터 해외 연주자들이 입국할 때 2주간의 자가격리 규제가 풀리면서 거장들의 내한 공연이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50·사진)도 그중 하나다. 레핀은 오는 17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다음날에는 대전 예술의전당서 독주회를 연다.

레핀의 내한 공연은 2년 만이다. 이번 공연에서 레핀은 클로드 드뷔시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에드워드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달아 들려준다. 이들 작품은 당대의 관습을 탈피한 곡이다. 19세기를 풍미했던 세 작곡가는 자기 개성을 온전히 녹여내 바이올린 소나타를 썼다. 노르웨이 작곡가인 그리그는 북유럽 특유의 간결한 선율을 담았고, 드뷔시는 정형화된 소나타의 틀을 깨고 바이올린이 세 악장 내내 변덕을 부리도록 했다. 프랑크는 소나타의 3악장 형식을 파괴해 4악장으로 곡을 만들었다.레핀은 어릴 적부터 신동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피아니스트 예브기니 키신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다. 11세 때 비에냐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고 17세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레핀은 지금껏 꾸준히 음반을 내고 연주 활동을 펼쳐왔다. 사이먼 래틀, 발레리 게르기예프, 마리스 얀손스 등 거장 지휘자들과 함께 무대를 빛내며 연주 경력을 쌓아왔다. 201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권위를 지닌 ‘음악의 승리상’과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한·러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기획된 ‘러시아 시리즈’의 일환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주관한 문화교류 사업이다. 반주자로 나선 김태형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원에서 거장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에게 피아노를 배웠다. 레핀의 연주력과 더불어 러시아 클래식의 정수를 만끽할 기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