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치솟자 에너지株 '훨훨'…"연말까지 고공행진 이어진다"

"정유 정제마진 추세적 상승"
에쓰오일·SK이노베이션 강세
에너지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 공급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유 가격이 연일 상승한 영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유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황인 만큼 에너지 업종의 강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2일 에쓰오일은 6.13% 오른 1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도 3.43% 상승했다. GS칼텍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는 GS도 2.74% 올랐다. 흥구석유(4.64%), SK가스(4.12%), 극동유화(2.41%)도 상승하면서 에너지 업종 전체가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5% 상승한 배럴당 8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82.18달러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 80달러를 넘어선 건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여 만이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급등세다. 지난주 아시아 LNG 11월물 스폿 가격은 MMbtu(열량단위)당 37달러를 기록했다. 올초에는 10달러 미만, 8~9월에는 20달러대였다가 글로벌 수요 증가와 공급 문제가 겹치면서 급등했다.정유사들의 이익을 결정하는 정제마진(석유제품가격-생산비용)도 4~5달러대로 올라서면서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졌다. 올초만 해도 1~2달러대에 불과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규제 등에 따른 공급 감소가 이어지면서 정제마진이 추세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며 “에너지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유가에 연동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더 큰 그림을 보면 에너지 업종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다는 평가다. 에너지 업종은 경기민감주 가운데서도 경기 회복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지난 5월 전후에도 코로나19 회복 기대가 커지자 에너지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바 있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경기민감주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 업종은 인플레이션 수혜 가능성이 높다.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국면이란 얘기다. 미국 엑슨모빌(XOM) 주가도 지난 1개월 사이 11%가량 올랐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지난 2분기 때처럼 에너지 업종의 강세는 연말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