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퇴사자만 430만 명…인력난이 임금 인플레 촉발하나

미국의 지난 8월 신규 채용 공고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사람이 21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기업·자영업자들의 구인난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임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도 지속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채용 공고 건수가 총 1044만 명으로 기록됐다. 7월의 1110만 명보다는 66만 명 줄었지만,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역대 최고치 수준이다.8월의 채용 공고율은 6.6%로, 전달(7.0%)보다 소폭 낮아졌다. 1년 전만 해도 이 수치는 4.4%였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지속돼온 구인난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같은 달의 실제 채용 인력은 632만 명에 그쳤다.

직장을 그만둔 근로자들은 43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 12월 이후 약 21년 만의 최대치다. 전 달보다도 24만2000명 늘었다. 퇴사 비율은 2.9%였다. 노동부는 “퇴사자가 많다는 것은 새로운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자신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 노동부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올 8월 구인 건수도 1000만 건을 넘었다. 채용 공고율은 여전히 6%를 상회하고 있다. /미 노동부 제공
음식·숙박업소에서 89만2000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떠났다. 소매업체에선 72만1000명, 보건·공공지원 부문에서 53만4000명이 그만뒀다. 더 나은 조건과 보수를 위해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는 매달 초 발표되는 전 달의 비농업 일자리 수 등 자료보다 공개 시점이 한 달 이상 늦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Fed)은 고용 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데 이 지표를 많이 참고하고 있다.

Fed는 빠르면 다음달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에 나선 뒤 내년 중반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고용 시장이 완전히 회복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