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봉, 텐프로 '큰손'…억대 후원금 받아 수백 씩 팁 줘"

'암투병' 최성봉, 모두 거짓말?
유튜버 이진호 "최성봉 진단서 허위"
"언주역 유흥업소 큰손…접대女에 수백씩 팁 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후 119 등에 구조된 최성봉 /사진=유튜브 캡쳐
가수 최성봉이 암 투병 중이라는 거짓말로 억대 후원금을 챙겨 유흥업소에 드나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유튜버 연예뒤통령 이진호 씨는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방송을 결정했다"며 최성봉의 암 투병 진단서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방송 직전까지 고민했다. 제게도 인간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됐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이 처음으로 거짓 암 투병 의혹을 제기하자 최성봉은 언론사를 통해 진단서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검증을 통해 진단서가 허위라고 밝혔다. 이를 최성봉에게 말하자 그는 '암 투병은 사실'이라고 수차례 주장했다. 본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인증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10월 8일 오후 5시 48분 두 번째 진단서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 씨가 최성봉에게 받은 두 번째 진단서에는 허술한 1차 진단서와는 달리 병원의 직인 등이 찍혀있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발급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진단서에는 △병명 대장암 3기·전립선암·갑상선암·신장 전이·폐 전이, △발병일 2020년 5월 9일, △진단일 2020년 6월 12일, △ 향후 치료 의견 본 환자는 지난 1월 두 번째 암수술에 이어 5월경 세 번째 수술을 받음.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와 추적 관찰이 필요함이라고 쓰여있었다.

이 씨는 "앞서 공개한 자료와는 달리 디테일하고 정교했다. 그래서 다수의 의료계 관계자에게 보내 검증했다. 납득하기 힘든 진단서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5월경 세 번째 수술을 받았다'는 표현이었다. 이 씨는 "의사들은 진단서에 이런 모호한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 정확하게 언제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기재해야 한다고 한다. '5월경'이라는 표현을 쓰는 의사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질병명과 함께 기재된 질병코드도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보내온 1차 진단서에서도 잘못 기록됐다고 밝혔다. 질병명과 코드는 이른바 세트다. 한번 클릭으로 같은 라인에 동일하게 프린트된다. 다를 가능성은 제로다. 질병코드파일 확보해 확인해보니 최성봉의 진단서 질병코드는 존재하지 않거나 병명과는 다른 질병코드였다"고 강조했다.

또 "진단서엔 대장암 3기라고 쓰여있는데 의료계에선 암이 타 장기에 전이가 되면 4기로 판단한다고 한다. 첫 번째 진단서와 두 번째 진단서의 코드명이 굉장히 상이하다. 두 자료가 의료기관에서 발급된 것이라면 다를 수 없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결론은 두 진단서는 허위에 가깝다고 판단할 수 있다. 99%의 진실이다. 단 1%의 가능성, 혹여나 실수할 여지가 있지 않나 싶어 최성봉에게 마지막으로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성봉이 유튜버 이진호씨에게 공개한 두 번째 진단서(좌측)와 첫 번째 진단서.
최성봉은 재차 진단서 확인을 요청하는 이 씨에게 "명백한 진실인데 왜 믿지 못하느냐"고 항변했다고. 이 씨는 "저는 이 진단서가 사실이 아니라면 끝까지 추적해서 확인하고 배려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성봉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성봉의 진단서는 서울가톨릭대학 성모병원에서 쓰이는 진단서 용지와 상이했다. 이 씨는 "최성봉이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해당 병원에선 특수 용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중간에 워터마크가 표기됐고, 위조 방지를 위해 상단에 그림을 새겨 넣는다. 그림이 없을 경우 해당 문서는 허위"라고 했다. 최성봉의 진단서 상단에는 위조 방지 프린트가 없었다.

이 씨에 따르면 병원 관계자는 최성봉 진단서의 세부적인 양식 역시 해당 병원에서 발급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 씨는 "3년 간 해당 병원에서 최성봉의 진단 기록 자체가 없었다"며 "추후 사문서 위조 및 사기 등으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봉은 암투병 사실을 공개한 후 와디즈에서 10억에 달하는 펀딩을 진행해 "죽음의 문턱에서 새 앨범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 모금을 통해 2300만 원이 모였다.

이 씨는 최성봉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 10억이 아니라 2000만 원 밖에 모이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최성봉은 팬카페를 통해 '최성봉 살리기 후원금'을 모금해 9~10월 동안 1920만 원 대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이 씨는 주장했다. 그는 "후원금은 팬카페 부회장 계좌로 송금된 후 최성봉에게 이체를 한다고 한다. 통장 내역이 아닌 엑셀 표로 공개됐다. 누락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의미다. 최성봉 본인 계좌로도 후원금을 받았고 지난 1월 암투병 주장 이후 수천만 원 대의 돈이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최성봉에게 1500만 원 이상을 후원한 후원자 3명 이상에게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최성봉은 후원금을 별로 못 받았다고 해오다가 후원자 3명 이상을 알고 있다고 하자 그래도 1억 원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개인 계좌로 확인할 길은 없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어 "최성봉에게 거액을 후원한 한 후원자는 자신도 암투병자라 적금을 깨서 수술비를 후원했다고 한다. 후원자들의 피 같은 돈들이 최성봉에게 들어갔다. 그는 국내가 아닌 해외사이트에서 또 다른 펀딩을 시작했다. 한화 3400만 원 정도가 모여있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억 6300만 원이 후원금으로 모였다"고 했다.

또 "'코리아 갓 탤런트' 출연 이후 3억 5000만 원이란 거액을 일시불로 후원받기도 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후원받은 확인된 금액만 5억 원 대에 이른다. 지인들은 10억~20억 이상이 후원금으로 들어갔을 거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 씨는 최성봉이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사치와 유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인들에 따르면 최성봉은 사치가 굉장히 심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자신은 BMW를 몰고 있고 여자 친구에게 아우디를 선물하기도 했다. 텐프로라 불리는 유흥업소에도 단골로 드나들고 수백만 원에 이르는 팁을 접대여성에게 줬을 정도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주역 인근 유흥업소에서 큰손 행보로 유명한 인물이라고 한다. 최성봉의 후원금은 대부분 그렇게 쓰였다. 최성봉 본인은 한 달 술값으로 3000만 원 이상 썼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한다. 후원자분들의 피 같은 돈이 그렇게 쓰이고 있었다. 그 어느 곳에서도 확인을 하지 않았기에 최성봉이라는 괴물이 탄생했다"고 비판했다.

최성봉은 2011년 tvN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1'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그는 암투병 사실을 밝히며 지난 9월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이 씨는 최성봉의 거짓 암투병 의혹을 제기했고, 최성봉은 "암투병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최성봉은 "실례되는 말일수 있으나 담배는 다섯 살 때부터 저의 친구"라며 "너무 힘들어서 (없으면) 못 버티는 사람이다. 항암치료 중 술, 담배 하면 안 되는데 제 고집이다. 지금도 담배 태우고 있다"고 했다.

가짜 병원복 의혹에 대해서 최성봉은 "병원마다 종류가 다르다. 사진 찍을 땐 입원해 있는 대학병원 옷을 안 입는다. 알리지 않기 위해서다. (라이브 방송 때 병원복은) 구매한 것이 맞다"고 했다. 병원이 아닌 장소에서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에 대해 "방송 때문에 스테로이드 맞고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이 형성되자 최성봉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다 안고 가겠다"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그는 "최근 물의를 일으켜 너무 죄송하다. 이제는 너무 지쳐서 못 하겠다"라며 "담배 술 다 인정한다. 여러 악성 댓글에 시달리면서 우울과 공황과 충동이 많이 느껴졌다. 그걸 계속 억누르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최성봉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급대원을 통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