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차관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 개편해야"

낙농산업 발전위원회서 사료비 절감 방안과 함께 논의
"공공기관에 준하는 수준에서 진흥회 운영해야"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국내 낙농산업 제도 개선 방안과 관련해 "낙농진흥회의 의사결정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박 차관은 전날 세종시 세종컨벤선센터에서 열린 낙농산업 발전위원회 2차 회의에서 "(국회가) 낙농산업의 경쟁력과 자급력이 낮아진다고 우려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이 위원장인 낙농산업 발전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낙농산업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선 대상에는 우윳값 상승 원인으로 지목되는 원유(原乳) 가격 결정 체계가 포함돼 있다. 당초 정부는 소비자·낙농업계와 함께 참여하는 낙농진흥회를 통해 원유 가격 결정 체계를 개편하려 했지만, 낙농업계 등의 반대에 막히자 정부 주도의 위원회를 구성해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박범수 축산정책국장은 "지난 20년간 우유 생산비는 리터당 373원 상승했고 사료비의 비중은 6.7% 포인트 높아졌다"면서 "우리나라의 생산비가 일본 다음으로 높고 양국 간 생산비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에 준하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반 소비자와 전문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이사회를 구성하는 내용 등이 담긴 개편 방안을 소개했다.
박 국장은 이어 국산 조사료(건초나 짚 등 섬유질이 많은 사료) 이용을 늘리고 시설과 장비의 공동이용을 유도해 생산비를 절감해야 한다면서 "특히 인센티브를 포함하는 방식 등으로 가격구조를 개편해 현재 과도하게 투입되는 사료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와 우유업계도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구조를 개편하는 데 동의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홍연금 본부장은 "이사회 구성은 주체별로 공평하게 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고, 한국소비자원 정동영 상임이사는 "이사회 갈등 구조 완화를 위해 참여를 확대하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국유가공협회 이창범 회장은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공익성을 갖춘 측이 참여해 갈등 상황에서도 의사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동조했다.

다만 낙농업계는 정부의 개편안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사단법인인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처럼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