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 소액주주들이 뿔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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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연합 "CB 특정인에 배정마이크로니들(미세침) 제형 의약품을 개발하는 라파스가 일부 소액주주와 분쟁에 휘말렸다. 주주들이 경영진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다. 회사 측은 투명하게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표이사 지배력 늘리려는 꼼수"
사측 "투명하게 사업 추진" 반박
13일 업계에 따르면 라파스 소액주주 369명은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냈다. 상법상 지분율 3% 이상 주주가 주총 소집을 요청하면 회사 측은 그 사유가 불법적이지 않는 한 수용해야 한다. 소액주주들은 자신들이 내세우는 사내·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며 회사에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소액주주들은 ‘소액주주연합’을 구성해 지분 28%가량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라파스 최대주주인 정도현 대표(23.9%)와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을 합한 25%를 웃돈다. 법원이 소액주주의 요구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주총 소집 명령을 내린다면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사 선임 안건은 참석 주식 수의 과반이 찬성하고, 찬성 주식이 발행 주식의 4분의 1 이상이면 통과된다.
소액주주들이 실력 행사에 나선 배경은 지난 8월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이다. 전체 발행 물량의 절반을 ‘특정인’에게 배정할 수 있는 콜옵션을 넣었고, 주주들은 ‘특정인’이 정 대표라고 보고 있다. 향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지배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발행주식 수가 늘어 주주가치가 희석된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 라파스 관계자는 “정 대표가 주식 전환한 물량은 시장에 풀리지 않기 때문에 주가 하락 요인이 되지 않는다”며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시장의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오는 18일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제기된 의혹을 밝힐 예정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